「제네시 일기」를 통해 잘알려져 있는 트라피스트 수도회 제네시 수도원장 요한 에우데스 뱀버거 아빠스(John Eudes Bamberger)가 한국 수도회원들과 영적 교감을 나누기 위해 2월5일 2주간의 일정으로 방한했다. 영적 단순성과 통찰력으로 유명한 기도와 영성의 스승인 요한 에우데스 뱀버거 아빠스는 현대인들에게 삶의 현장에서 그리스도를 찾는 도전을 촉구한다. 한국교회에 특별한 애정을 갖고 매년 영혼의 소리를 들려주는 뱀버거 아빠스와의 특별 인터뷰를 통해 심연한 기도의 세계를 경험해본다.
-신자로서 생활하는데 있어 제일 중요하게 여겨야 할 것은 무엇입니까?
▲「예수 그리스도가 우리의 주님이심을 굳게 믿는 것」이 신자생활에 있어 제일 중요한 조건입니다. 다음으로 교회의 가르침 안에서 그 믿음을 심화시켜 나가고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생활속에서 실천하는 것이 두 번째로 중요합니다.
참된 신자가 되고자 한다면 자신의 마음을 순결하게 갈고 닦는 생활에 충실해야 합니다. 또한 신자들은 오늘날 같이 윤리 도덕적 기강이 무너져가고 있는 사회 속에서도 흐트러짐 없이 정직하고 진실된 삶을 살도록 노력해야 하며 사회의 빛이 되어야 합니다.
하느님과 이웃 그리고 자기 자신에게 진실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세가 바로 오늘날 신자들이 지녀야 할 삶의 자세라 생각합니다.
-신앙생활에 있어서 기도의 중요성은 무엇에 비할 수 있습니까?
▲기도는 신앙생활의 심장입니다. 기도를 통해서만 하느님과 친밀하고도 깊은 친교를 나눌 수 있습니다. 기도의 중요성은 하느님께 필요한 은혜를 구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그분과 친교를 나누는데 있습니다.
기도에 맛들일수록 인간은 참된 인간으로 변화됩니다. 이것은 기도의 숨겨진 또 다른 힘인 것입니다. 인간은 기도할수록 하느님과 가까와지고 동시에 인간과도 가까워지면서 인간에 대한 동정심이 생겨나게 됩니다. 마치 예수께서 배고픈 군중들을 측은히 여겨 빵과 물고기의 기적을 보여주셨듯이 우리도 기도를 통해 어려움과 고통중에 있는 형제들에게 동정심이 생겨 그들에게 아낌없이 자신을 나누어주고 싶은 힘이 생깁니다.
-바쁜 일상 속에 살고 있는 현대인들이 어떻게 하면 기도생활을 잘 할 수 있을 까요?
▲바쁘다는 것은 인간 삶에 흔히 있는 일입니다. 그러나 너무나 바쁜 나머지 자기 자신을 들여다볼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은 하나의 큰 문제입니다.
기도생활은 내적 여유가 있어야만 가능합니다. 일의 노예가 되어 자기 자신에 대한 자유로운 시간을 가질 수 없다는 것은 곧 진정한 기도생활을 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일에 쫓기는 한 평온한 상태의 기도생활이란 상상 할 수 없습니다.
바쁜 현대인들이 기도생활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잠시라도 일을 손에서 놓고 단 몇 분의 짧은 시간이라도 「마음으로」 하느님과 대화하는 시간을 마련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하루 중 바쁜 속에서도 이런 「하느님과의 짧은 만남」을 자주 지속적으로 해나가면 큰 힘이 될 것입니다.
또한 TV 신문 잡지 보는 시간을 줄여서 기도시간을 좀 더 할당할 것을 권고합니다. 짧은 시간이라도 하느님과 친교를 나누고자 하는 그 열정이 기도를 하게 해 줍니다.
-기도를 쉽게 배우는 비결이 있다면?
▲이 질문은 마치 전쟁터에서 전투를 쉽게 하는 방법을 묻는 것과 같군요 (웃음).
전쟁을 쉽고 편안하게 할 수 없는 것처럼 기도 역시 쉽게 터득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기도를 배우기 위해서는 피나는 노력이 있어야 합니다.
굳이 쉽게 기도를 배울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세속적인 것에서부터 조금씩 벗어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겠습니다. 세속적인 것은 인간을 혼란시키고 복잡하게 만들기 때문입니다.
짧은 시간이나마 매일 성서를 규칙적으로 읽고 영적독서를 습관적으로 행하는 것이 기도에 맛들이는 쉬운 방법입니다. 아울러 다른 교우들과 함께 기도할 때 또한 쉽게 기도의 맛을 익힐 수 있는 기회가 됩니다. 특별히 가족들과 함께 기도시간을 가질때 좀 더 쉽게 기도를 배우게 될 것입니다.
-많은 신자들이 신앙강좌 등에 참석하여 하느님의 존재를 체험하지만 영적 진보를 얻지 못하고, 하느님을 체험하지 못하는 경우 그 원인이 어디에 있다고 봅니까?
▲영성생활은 하느님에 대한 지식의 축적이 아닙니다. 오히려 마음으로부터 하느님을 알고, 느끼고, 체험함으로써 하느님을 보게 되는 것입니다. 따라서 마음으로 그분을 느끼기 위해서는 우선 침묵과 고요 속에서 기도하는 시간을 가져야 합니다. 침묵 속에서 하느님과 친교를 나눌때 인간은 거기에서 「영적 분별력」 이 생기게 됩니다.
분별력은 내적 힘입니다. 고요함을 모르는 사람일수록 분별력은 상실됩니다. 기도 없는 외적 활동, 지식의 축적은 영적 진보를 가져다주지 못합니다. 인간은 기도 안에서만 영적 성장을 하게 되며, 기도와 함께 활동을 할 때 비로소 그 활동의 결실이 옵니다. 기도 없는 활동은 결실이 없습니다.
외적으로 활동을 적게 한다는 것은 내적으로 더 많은 일을 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영적 분별력은 궁극적으로 영성생활에 있어서 무엇을 적게 해야 하고 무엇을 더 많이 해야 하는지를 비춰주는 훌륭한 길잡이인 것입니다.
-신자들에게 사순절을 잘 지낼 수 있도록 권고하고 싶으신 말씀이 있다면?
▲사순시기동안 한국 신자들이 보다 많은 시간을 기도에 할애해 주시기를 희망 합니다. 무엇보다도 성서를 가까이 하고 영적 독서에 충실할 것을 권합니다. 자신을 좀 더 희생하여 미사에 자주 참석, 예수 그리스도와 일치를 나누고, TV와 신문보는 시간을 줄이는 「극기」를 통해 기도와 영적 독서의 시간을 갖기를 바랍니다.
또한 사순절동안 훌륭한 신앙강좌에 자주 참석하여 새로운 신앙의 활력소를 불어넣는 것도 사순절을 보내는 의미있는 방법 중 하나일 것입니다.
하느님의 사랑을 키워가는 방법은 이웃을 사랑하는 것을 통해서 이뤄집니다. 사순절동안 소외된 이웃, 고통중에 있는 이웃을 생각하고 그들의 아픔을 함께 나누며, 그들을 도와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
특별히 가족 모두에게 친절하고 깊이 이해해주고, 인내하며 좋은 관계를 유지하도록 노력할 것을 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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