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가정의 해」를 맞아 1년 동안 4차례에 걸쳐 실시된「가정폭력 예방」세미나의 강사로 활약해 온 양폴렛 수녀(메리놀수녀회)를 11월 17일 오후 3시 서울 수유동 학대 받는 여성들을 위한 상담소「화해의 집」에서 만났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의 주최로 열린 가정폭력 예방 세미나에서 양 수녀는 △가정폭력 예방 △어린이를 위한 평화교육 △가족 내에서의 분노 다루기와 갈등 해결 △아동학대 예방 등을 주제로 가정폭력의 원인과 치유, 예방책 등을 제시했었다.
▲세미나를 실시하면서 느낀 한국 가정폭력의 문제점은 무엇인가?
-홍콩, 하와이 등에서도 가정폭력에 대한 복지활동을 실시했었는데 한국은 이들 나라와 많은 차이가 있다. 첫째 가정폭력에 대해 여성들만 관심을 갖는다는 것이다. 또한 가정폭력 안에 법적인 제재가 없어 가정 안에서 가해자와 피해자가 폭력의 문제를 스스로 해결해야만 한다는 것이다. 특히 홍콩의 경우 학대 받는 여성들의 상황에 따라 도와주는 여러 지원 그룹이 있어 서로 연계를 갖고 활동하는 데 반해 한국에는 학대 받는 여성을 도와주는 곳이 거의 없는 형편이어서 가정폭력의 예방과 치유가 어려운 실정이다.
폭력가정은 또다른 폭력가정을 낳기 마련이며 이것은 엄연한 사회적 문제인데 반해 법 시설 등 사회제도적으로 체계적인 복지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못하다.
▲이러한 문제점에 대해 세미나 참석자들은 가정폭력 예방 차원의 법적 장치 마련이 가장 먼저 전체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정폭력의 법적 제재를 제도화하기 위해 우리가 현 상황에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우선 여성들이 연대해 서명운동에 나서야 한다. 가톨릭교회가 앞장서 각 교구마다 함께 나서야 하며 여성연합회 등 여성단체들이 적극적으로 서명운동을 안내하고 자원봉사를 실시해야 할 것이다. 또한 교회 언론은 물론 일반 대중매체를 통해서 서명운동을 알리고 가정폭력의 심각성과 예방을 적극 홍보돼야 한다.
▲이번 가정폭력 세미나 이후 계획하고 있는 후속 작업들은?
-한국 가정폭력의 대부분이 남편이 아내를 구타하는 경우이다. 미국 등에서 학대를 가한 남편이 구속됐을 때 경찰이 남편에게 감옥에 갈 것인가, 교육을 받을 것인가를 물으면 대부분 교육을 가겠다고 한다. 그래서 학대 남편에 대한 교육이 이루어지고 있다.
▲결국 가정폭력의 예방은 가정의 평화를 지키자는 긍정적인 말로 표현할 수 있다. 가정의 평화를 이룩하기 위해서 가정 구성원들은 어떤 노력을 해야 하는가?
-우선 가족 구성원 각자가 평등한 관계여야 한다. 또한 가정의 가치가 무엇인지 항상 생각해 봐야 한다. 출세와 부의 축적만이 가정이 추구하는 최상의 가치는 아닐 것이다. 하루에 한 시간 이상씩 가족 간의 대화 시간을 가져야 한다. 한국의 가정은 대부분 대화가 없다. 마지막으로 서로 존경하고 신뢰하며 부부가 경제적인 문제, 자녀교육 등을 함께 상의하고 결정한다면 가정의 평화는 반드시 지켜질 것이다.
홍콩 출신의 양 수녀는 84년 홍콩에 처음으로 학대 받는 여성들을 위한 쉼터를 만들었고 86년 여성폭력 예방법을 제정하는 데 공헌하는 등 이론을 겸비한 실천가다.
92년 한국에 파견돼 외국인 상담소에서 활동하다 94년 1월부터 화해의 집에서 학대 받는 여성들을 위한 개인 및 집단 상담들을 실시하고 있는 양 수녀는『내년 여성의 해를 맞아 가정폭력 예방법이 제정될 수 있도록 워크샵, 집단상담교육 등 전 교구에서 공공교육을 시도해 보고 싶다』고 밝혔다.
<노경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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