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즈음 세계의 뉴스 중에 아프리카 소말리아 기아현상에 대한 포스터, 비디오를 많이 본다. 참으로 가슴 아픈 일이 아닐 수 없다. 뼈만 앙상하게 남은 아이들이 한 그릇 밥을 얻기 위해 한없이 기다리는 모습을 보노라면 40년전 한반도 이 작은 나라 전쟁고아들의 얼굴과 겹쳐져서 더 한층 우리들의 마음을 두드리는지도 모른다. 그 당시에도 세계 곳곳의 많은 사람들이 따뜻한 동정과 원조를 주었다는 것을 생각할 때 우리도 이 일에 적극적으로 동참하여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면서 참혹한 한국전쟁의 원인 중 하나가 구소련, 미국 등 강대국들이 자국의 이익을 지키기 위해 멀쩡한 한 나라를 반조각으로 만들었다는 역사적 사실이 상기된다. 결국 우리에게 병 주고 약 주면서 생색을 낸 강대국들의 모습이 소말리아의 기아현상 위에 겹쳐짐은 웬일일까?
사실 현재 소말리아의 기아현상이 일어난 원인을 살펴보면 한국전쟁처럼 그 원인이 많겠지만 그 중 자연파괴가 가장 큰 원인임을 우리는 간과할 수 없다. 이디오피아, 소말리아 등 주변나라들은 일찍이 경제부흥이라는 이름아래 밀림을 다 없애버리고 커피, 코코아 농장을 대규모로 만들어 단일경작을 오랫동안 해 왔다.
열대지역인 그곳에선 밀림이야말로 자연의 선물임을 외면한 채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그 지역을 파헤쳐 사막으로 만들어 버리지 않았는가? 경제적으로만 잘 살아보겠다고 오랫동안 이어온 신토불이의 농사법을 팽개치고 서구인들의 입맛에 받는 기호식품 생산으로 돈을 벌어보겠다는 근시안적 농사법이 몇 십 년을 내려오면서 자연을 옥죄어왔는데 어찌 자연이 반란을 일으키지 않겠는가?
생명의 공동체 운동을 한답시고 농촌을 다니다 보면 농민들이야말로 우리나라를 지켜주는 애국자가 아닌가 싶다. 어느 할머니가『젊은 양반이 농사를 짓겠다면 정부에서 월급을 주어도, 월급중에 가장 많이 주어도 시원찮을텐데』하시면서 이 시대를 개탄하던 소리가 귀에 쟁쟁하다. 농촌을 떠난 농민들이 도시에 몰려 일어나는 온갖 비참한 사회현상에도 교회는 구원의 손길을 뻗어야 하겠지만 이제 더 이상 이 땅에서 농촌가족들이 땅을 버리고 떠나지 않도록 교회는 근본적이고 조직적인 지원활동에 앞장서야 하지 않을까?
자비심을 바탕으로 둔 사회복지사업과 정의감을 바탕으로 한 사회운동이 함께 조화를 이루는 성숙한 교회의 모습이야말로 앞으로「함께 사는 세상」건설에 걸림돌이 되는 모든 문제를 바로 보고 해결할 수 있는 바탕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