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3일 형법개정안 제135조 폐지를 위한 주교단의 성명서와 함께 시작한 1백만 낙태반대 서명운동이 8월31일로 대단원의 막을 내린다. 이에 주교회의 의장 김남수 주교와의 인터뷰를 통해 8월 한달간 진행된 낙태반대 서명운동을 결산해본다.
-지난 7월 주교단의 형법개정안 제135조 폐지 성명서와 함께 시작된 1백만 낙태반대 서명운동이 8월31일로 종료되는데 그간 진행상황은 어떻습니까?
▲1백만 낙태반대 서명운동이 막바지에 달했지만 아직 정확한 성과를 파악하고 있지 못하고 있다. 주교단은 낙태에 관해 여러 차례 성명서를 발표하고 생명수호에 대한 교회의 의지를 표명해왔지만 솔직히 말해 상당히 미진한 감이 많았다.
하지만 교회내 모든 신자뿐아니라 일반시민들까지 이번 형법개정안 제135조 폐지 주교단 성명서에 호응이 커 8월말까지 1백만 낙태 반대서명 목표는 충분히 달성하리라 본다.
-이번 주교단 성명서와 함께 낙태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한 직접적인 배경은 무엇입니까?
▲우리나라의 낙태율이 전 세계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높고 매년 150만의 어린 생명이 죽어간다는 것은 두려워해야할 현실이다.
우매하고 무분별한 정부의 산아제한 정책이 인공피임과 낙태의 악순환을 거듭케 해 국민의 건강과 도덕성을 피폐시켜왔다.
이에 교회는 우리민족이 더욱 하느님께 사랑받는 민족이 되는데 있어 가장 큰 걸림돌인 낙태행위에 대해 근본적으로 부정하고 낙태행위를 허용하는 입법자체를 반대하는 직접적인 행동으로 1백만 낙태반대서명운동을 시작했다.
또한 주교단은 낙태허용법의 입법 거부보다 더 중요하고 본질적인 문제인 국민의 건강과 도덕성을 회복, 하느님이 주신 생명수호를 위한 「피눈물나는 태아들의 절규」를 온 사회에 알리고자 1백만 낙태반대 서명운동을 시작했다.
-이번과 같은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낙태반대운동이 벌써부터 있어와야 했다는 비판이 교회 내외적으로 일고 있는데 그에 대한 의견은?
▲주교단은 그동안 계속해서 비합리적인 산아제한에 관해 반대 입장을 표명해왔다.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낙태반대 성명서를 한번 읽고 치우는데 그쳤을뿐 신자 생활에 큰 영향을 주지 못했음을 인정한다.
이제부터라도 무슨 성명서든지 한번 읽음으로써 끝나버리는 패행은 반드시 시정되어야할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교구내 일선 사목자들이 교구장의 뜻을 잘 파악, 적극적인 협력의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한 예로 작년 교세통계표를 보면 출산율이 가장 높은 교구가 수원교구이다. 서울, 대구 부산 등 기타교구의 신자자연증가율이 전체 신자수의 1% 수준임에 비해 수원교구는 2·4%에 달했다.
이는 수원교구장인 나 자신이 주교직을 걸고 15년동안 견진때마다 본당을 방문, 아기낳기운동을 계속해왔고 교구신부들과 신자들이 5년전부터 적극적인 협조를 아끼지 않은 결과이다.
우리나라는 아직도 성직자들이 하고자 하는 일에 평신도들이 적극 협조하는 아름다운 미풍을 갖고 있다. 따라서 교구장과 사목자 평신도가 삼위일체가되어 생명의 존엄성에 자주 강조하고, 이에 일선 사목자들이 적극 협력하며 평신도들이 희생을 아끼지 않을때 낙태행위는 교회내에서만이라도 반드시 근절될 것이다.
-아직도 산아제한에 관한 국민적 목소리가 큰데 교회당국의 입장은?
▲나 자신도 정부의 인구 정책에 관해 어느정도 긍정적 입장을 취하지만 인구증가 문제와 생명문제는 차원을 달리 해야 된다고 본다. 한 예로 서방선진국들에서 산아제한 방법으로 널리 보급된 자연주기법 이용율이 외국과 비교, 우리나라가 현저히 낮다는 사실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산아제한 현실은 자연적 방법이 아닌 약물과 도구에 의한 인공피임, 태아의 생명을 갈갈이 찢어 죽이는 낙태가 태반이다. 따라서 인구문제도 생명수호의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이 교회의 입장이다. 낙태는 결국 부모의 편협된 이기심에서 자행된 살인행위임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강간으로 인한 임신이나 미혼모의 낙태시술을 형법개정안이 허락하는데에 대한 견해는 어떠합니까?
▲이점이 국민들의 눈과 귀를 자극하는 형법개정안 제135조의 특징적 부분인데 이는 국민의 생명권을 보호해야할 정부가 오히려 국민의 생명을 죽이도록 현혹하는 부분이다.
교회는 국민의 건강과 생명의 존엄성을 최대한 보호한다는 입장에서 강간, 근친상간, 유전적 결함에 대한 낙태문제에 대해 본질적 가치질서 회복을 주장한다.
엄마의 명예회복보다 더 높은 가치는 생명이다. 최고의 가치인 생명을 희생하면서 보호되어야 할 가치는 지상에 아무것도 없다. 생명을 무시하고 앞서는 가치는 가톨릭교회에서는 결코 인정될 수 없다. 따라서 강간에 의한 임신, 유전적 결함을 지닌 태아의 생명도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교회는 이미 지난 79년부터 춘천 마리아의집을 비롯한 미혼모 보호시설을 설치 많은 수의 미혼모들과 그들의 여건 상황을 보호하고있다. 정말 정부가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국민을 위한 법으로서 생명을 죽이는 일에 앞장 설 것이 아니라 이에 대한 부정적 시각을 없애는데 노력하고 건전한 성교육과 법으로써 이들을 보호하는 일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주교회의 가정사목위원회의 활동이 다소 미진하다는 소리가 교회내에 일고 있다. 낙태문제를 전담하는 연구기관을 주교회의 산하에 설치할 계획은 없는지?
▲그동안 주교단 나름대로 이론적으로 아무런 이의없이 생명존중, 낙태반대를 부르짖어 왔고 가정사목위원회를 설치 교구내 모든 생명운동을 일원화하여 체계적으로 추진해왔다. 여기에 또 다른 주교회의 산하 상설기관을 새로이 설치한다는 것은 다소 무리가 있다. 이러한 난맥을 효율적으로 해결해 나가기 위해서는 가정사목위원회뿐 아니라 교구내 모든 기관및 기구가 생명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과 강론을 통해 생명존엄성을 이야기해 나가야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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