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있어 사진창작은 하느님이 창조하신 자연의 아름다움과 신비를 만인이 공감하도록 시각화하는 매력적인 예술입니다』
10여년간 사진창작 활동을 해오고 있는 마산교구 진해 중앙본당 정중규 신부.
정신부의 사진에 대한 남다른 열정은 마산교구청의 벽에 걸린 십여점의 대형 풍경사진을 보면 쉽게 느낄수 있다.
정신부의 작품은 대다수가 풍경사진 (Salon picture) 인데 이는 자연을 통해 하느님의 신비와 하느님의 인간에 대한 사랑을 체험하려는 정신부의 끈질긴 집념때문이다.
『사실 최근의 사진계는 추상화된 독특하고 기발한 기법이 유행해 풍경사진은 한물 갔다할 정도로 예술작품으로서의 가치를 상실했다』는 정신부는 그래도 자신의 작품세계를 계속 추진해 나갈것이라고 말했다.
10여년의 짧은 경력에도 불구하고 정신부가 고유한 작품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던 것은 다름아닌 한커트 한커트셧터를 누를때마다 혼신의 힘과 정성을 기울인 열정때문이다.
1981년 셧터가 뭔지도 모를 정도로 사진의 「사」 자도 몰랐던 그는 카메라 대리점을 개업한 본당신자로부터 자동카메라 1대를 선물받았다.
처음에는 눈에 보이는대로 셧터를 눌러대고 현상·인화하는 과정을 수천번 되풀이하다가 정신부는 『내가 의도하는 대로의 사진을 만들고 싶어, 곧바로 수동카메라를 구입, 본격적으로 사진을 연구하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매달 2종의 사진전문지를 받아보면서 사진기술을 익히고 수많은 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이해하는 과정에서 정신부의 작품세계는 자리잡아 갔다.
사제라는 신분으로 인해 사진예술가들과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던 정신부는 자신의 작품을 평가받고 새로운 경지로 나아가고 싶었다고 한다.
그래서 정신부는 사진전문지의 콘테스트에 응모 6번 연속이나 입선, 추대작가로 추천됐다. 정신부의 작품성은 사진전문지의 표지가 될 정도로 사진계에서는 인정을 받고있다.
설경을 찍으려고 설악산·지리산 등을 수차례나 오르내렸다는 정신부는 『수백번의 셧터를 눌러 오직 한장 맘에 드는 사진을 하나 얻었을때의 기쁨은 돌아온 탕자를 맞이하는 아버지의 기쁨과 버금갈것』이라며 웃음지었다.
요즘 정신부는 본당사목에 바빠서 좀처럼 여유가 없어 본당 야유회때나 간간이 틈을 내 창작활동을 하고 있다.
성지순례때 슬라이드를 촬영해 신자들에게 제공하고, 포토에세이를 발간해 신자들에게 제공하고자 했던 정신부는 문득 「사진창작활동이 사제로서는 사치」라는 생각을 하게됐다고 한다.
『한번 촬영에 임하다보면 오직 한장의 사진을 얻으려는 생각에 시간가는줄 모르고 있다가 미사시간에 늦고 난 이후 신자들에 대한 죄책감이 자신을 「사진꾼」이 되지 못하게 했다』는 정신부는 여건이 허락될때까지 순수한 아마추어로 남기로 결심했다고 말했다.
『몇천분의 1초를 오가는 찰라에 혼을 투여해 아름다움을 창조하는 사진은 나의 사상과 영혼을 가시화하는 혼의 예술』이라는 정신부는 안식년이나 은퇴후에 사진에 대한 애착과 열정을 되살려 신자들의 신앙생활에 유익한 포토에세이나 묵상집 등을 발간할 계획이라고 장래의 계획을 밝혔다.
[취미와 건강] 사진 창작 활동하는 마산 정중규 신부
사진창작 “혼의 예술입니다”
사진통해 창조의 신비 체험
사진묵상집 발간 계획도
발행일1992-08-30 [제1819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