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지식으로 다 알 수 없는 하느님의 사랑을 악기의 왕인 오르간의 신비스런 음률을 통해 나의 가슴으로 체험합니다」
40년 가까이 오르간을 항상 곁에두고 연주해온 마산교구 대산본당 주임 박두환(베네딕도)신부.
본당신자들을 연주해주고 있는 박신부에게 있어서 오르간은 사제로서의 삶을 살아가는데 필요한 영성을 심화시킴은 물론 하느님께 감사하고 고통과 슬픔을 호소하며 위로받는 소중한 동반자였다.
어릴적부터 음악적 분위기에 친숙했던 박신부는 자연스럽게 성당의 오르간과도 친숙해질수 있었다고 한다.
1958년 성베네딕도회 신학생으로 순심중학교에 입학한 박신부는 본격적으로 오르간을 배우기 시작했다.
「독일사람이 있는 곳에 오르간이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오르간에 대한 각별한 관심을 가졌던 독일수사들의 「1인 1악기연주」라는 교육방침에 따라 쉽게 오르간을 배울수 있었다는 박신부는 당시에 바이얼린을 연주하고 싶었지만 후배에게까지 돌아오지 않아 본의 아니게 오르간에 더욱 친숙해 지게 되었다.
지금도 오르간 연습교재가 보기 흔한 편은 아니지만 그 당시에는 교재가 전무한 상태라 정선가톨릭성가집이 유일한 교재였다고 박신부는 그당시의 어려움을 털어놓았다.
당시 샬트르 성바오로 수녀회 대구관구 강청란 수녀로부터 매주 성가곡을 레슨 받아가면서 오르간에 대한 감을 익혀갔다는 박신부는「수도회측의 음악에 대한 각별한 관심이 없었다면 한평생 동반자로 함께하기란 불가능했을것」이라고 말한다.
순심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화성학을 배울정도로 오르간에 심취했던 박신부는 수도규칙에 따른 공동생활 중에 틈틈이 시간을 쪼개가며 기량을 향상시키는 기쁨은 무엇과도 비교할수 없었다고.
64년 가톨릭대학에 진학한 박신부는 이문근 신부로부터 그레고리안 반주법을 배우면서 정통교회음악의 진수를 맛보기 시작했다.
가톨릭대학에서 음악부장을 역임하기도한 박신부는 「블라스 하모니움」등의 명기를 연주하면서 파이프오르간의 선율에 대한 동경과 호기심을 떨쳐버릴수 없었다고 말했다.
근래에 유럽을 방문했다는 박신부는 파이프오르간이 연주되는 미사에 참례했을 때의 부러움과 감격을 잊지못하면서 「한국교회도 하루빨리 오르간이 대중화돼 많은 사람들이 손쉽게 파이프오르간의 선율을 체험할 수 있는 날이 도래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피력했다.
「인간이 창조한 가장 위대하고 거룩한 악기인 오르간은 세월이 흐르면 흐를수록 그 음률을 대하는 맛이 달라 마치 오크통에서 익는 술맛과 같다」고 박신부는 오르간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표현했다.
20여년전 반주책자가 없어 일본에 직접 주문해 구입한 「Organ Pieces」를 가장 소중히 간직하고 있다는 박신부는 「기타·바이얼린 등 여러종류의 악기를 다루어봤지만 오르간과 비교할만한 악기는 없었다」면서 「교향곡을 연주할 수 있을 정도로 오르간은 인간이 창조한 악기중 가장 위대하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는다.
슈베르트의 미완성교향곡 제 2악장, 베토벤 운명교향곡, 헨델의 메시아 등을 자주 연주하는 박신부는 「오르간은 기쁨의 원천이신 하느님께 나아가도록 하는 가장 절친한 벗」이라면서 「하느님께 찬미와 감사를 드리는데 가장 적합한 악기」라고 오르간을 평했다.
과거에 비해 교회를 중심 으로해서 오르간 연주회가 개최되는 등 오르간이 점차 대중화되고 있는 현상을 접하면서 친구가 늘어나는 듯한 기쁨을 느낀다는 박신부는 「오르간 연주 그자체가 나의 기도와 전례가 되고 하느님과의 친교의 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취미와 건강] 마산 대산본당 박두환 신부
오르간 연주 주님사랑 체험케하는 나의 기도
하느님께로 인도하는 가장 절친한 벗
중학생때 시작…신학대학서 그레고리안 반주법 배워
「메시아」ㆍ「운명교향곡」등 즐겨연주, 영성심화에 도움
발행일1992-08-02 [제1816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