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동본당, 일상 선교 4년째 "운동 아닌 ‘삶’ 돼야죠”
입교식은 1년에 1번이지만
매일 선교 위한 활동 실천
끼니마다 성금도 모아

7월 2일 광주 북동본당 입교식. 오요안 주임신부가 새 입교자들을 소개하고 있다.
“머리, 배꼽, 왼쪽 가슴, 오른쪽 가슴, 그리고 합장~~~.”
7월 2일 교중미사가 봉헌되고 있는 광주 북동성당. 본당 주임 오요안 신부는 미사 중 진행한 입교식에서 새 영세자들에게 성호경부터 가르쳤다. 또한 오 신부는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하느님께서 우리 공동체에 주시는 큰 선물”이라면서 이들에게 환영 인사를 전했다.
북동본당은 지난 2014년부터 해마다 ‘새 가족 봉헌을 위한 선교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히 북동본당의 선교활동은 365일 내내 일상적인 신앙생활의 하나로 진행한다는 점에서, 기존의 대규모 선교운동 방식과는 차이점을 보인다.
한때 대규모 선교운동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각 본당마다 일정 기간을 정해 총력을 기울여 새로운 양 찾기, 잃어버린 양 찾기에 나섰다. 하지만 이러한 한시적 선교운동은 여러 가지 장점에도 불구하고, 단발성과 피로현상, 교리교육 부실, 사후 관리 등 부작용을 낳기도 했다.
강월례(율리아나) 선교분과위원장은 “몇 명을 입교시키는지 숫자가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신앙인은 미사에 참례하고 고해성사를 보듯, 선교활동이 일상이 되어야 한다”고 전했다. 그런 의미에서 북동본당 신자들의 복음화 노력은 ‘운동’이 아니라 신앙인의 ‘삶’ 자체이다.
1년에 한 차례씩 마련하는 집중적인 선교활동과 입교식 등은 이러한 신앙적 소명을 조금 더 효과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것일 뿐이다. 본당 신자들은 대개 입교식 한 달 전부터는 집중적인 거리선교에 나서, 주 2회 거리 선교를 한다. 무엇보다 신자들은 연중 내내 9일 기도와 금식기도, 성체조배, 고리기도 등 선교를 위한 기도운동을 펼친다. 제대 앞에는 새 가족 봉헌 현황판을 부착하고 성당 입구에는 새 가족과 봉헌자의 이름을 적어둔다. 미사 때마다 보편지향기도에 입교 예정자의 이름을 포함시켜, 그들의 이름을 부르면서 기억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한다.
또한 전 신자들은 매일 오후 3시가 되면 어디에 있든지 ‘자비의 기도’를 봉헌하고, 밤 9시가 되면 주모경을 바친다. 매일 ‘감사’거리를 찾고, ‘선행’ 한 가지를 실천한다. 먼저 인사하고 뒷담화도 하지 않는다. 2014년부터 끼니마다 100원씩을 모아 봉헌한 성금도 7월 2일 현재 3400여 만 원에 이르렀다. 묵주 기도는 100만 단을 목표로 했지만, 이미 120만 단을 훌쩍 넘었다.
본당은 선교활동을 위해 해마다 지침을 담은 안내서도 발행한다. 여기에는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의 기도와 실천을 기록한다. 주임 오요안 신부의 책에도 직접 수기로 적은 감사와 선행, 기도가 빼곡하게 적혀 있다.
본당 선교활동과 관련 기획 전반을 담당하고 있는 이길현(요한)씨는 “주임신부님께서 직접 기도와 실천에 앞장서신다”면서 “4년 동안의 체험을 통해 본당 전 신자의 선교에 대한 의식이 눈에 띄게 변화됐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