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전교구 순교자학교가 우리 시대 순교 의미를 일깨우는 새로운 순교영성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사진은 7월 1~2일 열린 제4차 순교자학교.
21세기 현시대 안에서 ‘순교’의 의미는 무엇인가, 순교하지 못한 신앙은 어떤 메시지를 남겨주는가, 박해 속에서 기꺼이 하느님을 위해 목숨을 내놓은 신앙의 영웅들은 어떤 이들인가.
대전교구가 지난 2월 정하상교육회관(관장 이상규 신부)에서 개설한 ‘순교자학교’가 우리 시대 순교의 의미를 일깨우고 특별히 삶 안에서 순교영성을 살아가도록 하는 새로운 ‘순교영성’ 교육의 장이 되고 있다.
‘순교에로의 초대’ 주제로 1박2일 피정 형태로 진행되는 순교자학교는 ‘순교신학개론’ ‘교회사개론’(박해의 원인) 등 순교에 대한 이론적인 강의에서부터 순교극 공연, 교구 성직자묘원 순례, 나눔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순교 영성에 대한 내용을 입체적으로 다룬다. 강사진은 전국 성지 전담 사제와 수도자, 교회사 전문 교수진들로 꾸려졌다.
순교자학교는 통상 순교자성월에 집중됐던 순교자들에 대한 관심을 지속적인 피정을 통해 심화시키면서 순교영성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평가다.
2월부터 지금까지 네 차례에 걸쳐 실시된 순교자학교는 전국 각지에서 평균 150여 명의 신자들이 참석하는 등 점차 호응을 얻어가고 있다. 참가자들은 1박2일 과정을 통해 “우리에게 있어서 순교는 피를 흘리는 특별한 것이 아니라, 삶 안에서 이뤄지는 것이라는 부분에 공감했다”고 입을 모은다.
7월 1~2일 열린 제4차 순교자학교에 참가한 정미미(세실리아·대전 원신흥동본당)씨는 “9월 순교자성월이 되어서야 순교자를 떠올리는 경우가 많은데, 피정을 통해 평상시에도 순교를 마음에 두고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면서 “생활 안에서 순교의 의미를 실천함으로써 순교자들이 세운 이 땅의 신앙을 조금이라도 이어갈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교구 사목기획국(국장 김민희 신부)이 주관하는 순교자학교는 오늘날 신앙을 거스르는 수많은 도전들이 산적한 상황에서 그러한 문제들을 ‘순교’라는 열쇠로 풀어보자는 시도다. 교구 측은 “한국교회의 자랑인 순교자들의 삶과 신앙을 통해 신자들에게 힘과 용기를 북돋우는 계기가 되고, 나아가 신자들의 구체적인 일상과 연결되는 순교신심으로 발전되기를 희망한다”고 기대를 밝혔다.
이상규 신부는 “내년에는 좀 더 프로그램을 다양화해서 신자들이 순교영성을 폭넓게 접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면서 “이 시대의 순교영성에 맞는 주제들을 계속 연구해서 신자들에게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순교자학교’는 오메트르 신부의 서한에서 파리외방전교회를 지칭한 ‘Ecole Politechnique du Martyre’에서 따왔다 우리 시대 ‘순교자들을 양성하기 위한 종합적인 기술들을 연마시키는 학교’라는 취지를 담고 있다.
※문의 044-863-5690~2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