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은 성서묵상의 좋은 길잡이 입니다』
성바오로 수도회 이창욱 신부는『잠심(潛心)에 빠져들기 위해서는 음악감상이 최고』라며 서슴없이 자신의 취미를 컴펙트 디스크(CD)음악감상이라 말했다.
수도자가 음악감상을 위해 CD를 수집한다고 할 때 때로는 사치스런 생각이 들지만 수도회 지원자와 청원자들을 지도하고 있는 이 신부는 그들이 묵상기도에 맛들이기 위한 수단으로 CD의 질좋은 음악을 들려주곤 한다.
그래서 수도회의 공동휴게소는 자연히 이 신부의 음악감상실이 되었고 많은 CD를 사모았지만 무소유의 서원자인 자신에겐 단 하나의 CD도 없다고 한다.
이 신부가 음악에 관심을 갖게 된 것은 문학소년을 꿈꾸던 어린시절부터였다. 국민학교 시절 대학에 다니던 둘째형의 조수가 되어 집 다락방에 송신기를 설치, 무선 햄을 시작한 이신부는 형과 있으면서 처음으로 클래식 음악을 접했다.
무선햄에 재미를 더하면서 매스컴에 관심을 갖게 된 이 신부는 「동네신문」을 만들어 배포하면서 「글과 소리로써 예수 그리스도를 알리는 사제」가 될 꿈을 키웠다.
문학을 특히 좋아해 초등학교 때 한국 중ㆍ단편을 탐독하고 글을 쓰기 시작한 이 신부는 『언제부터인지 모르지만 글을 접할 때 항상 클래식 음악을 틀어놓게 됐다』고 회상했다. 이때부터 이 신부는 취미가 무엇이냐고 물어오면 자동적으로 「음악감상」이라고 답했다.
성서학을 공부하기 위해 로마유학을 떠나 고향생각에 즐겨 듣던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과 차이코프스키의 「바이올린 협주곡」이 이 신부가 가장 아끼는 곡.
『음악은 사람을 온유하고 평화롭게 만들기에 가장 부담없는 취미생활』이라고 강조한 이 신부는 『음악은 많은 사람을 접하는 사제들에게 온유와 겸손을 일깨워주는 청량제』라고 평했다.
이 신부는 또한 『음악은 막힌 말문을 열어 대화를 이끄는 해결사』라면서 수련자 면담 시 음악을 깔아놓으면 한결 자신을 개방하는 경우를 경험하게 된다』고 말했다.
『음악감상을 위해 특별한 시간을 낼 수 없어 잠자리에 들기전 음악속에서 복음묵상을 즐긴다』는 이 신부는 『말 그대로 취미가 생활이 되기 위해선 음악보다 좋은 것이 없다고 생각한다』고 예찬했다. 아울러 이 신부는 청빈을 서원한 수도자이기에 개인 오디오는 물론 오랫동안 수집해온 CD조차 자신의 것임을 거부하면서 『수도자는 하느님 속에 사는 그 자체가 취미생활』이라고 강조했다.
바쁜 일상으로 자칫 정신적 육체적 피로에 지치기 쉬운 일선본당 사목자들에게 음악감상을 권하는 이창욱 신부는 『자기 정화를 위한 기도의 보조수단으로 음악을 청하는 이들에게 음악은 무한한 도움을 베풀 것』이라고 피력했다.
[취미와 건강] CD음악감상 - 성바오로 수도회 이창욱 신부
"성서묵상의 좋은 길잡이죠"
어린시절부터 관심, 글과 음악 늘 함께
무소유 서원자로 개인 CDㆍ오디오는 한점도 없어
자기 정화 위한 기도의 보조로 “최고”
발행일1993-02-07 [제1841호, 8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