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희를 넘긴 한 평신도가 교회역사상 최초로 궁중제례악 형식의 국악 사곡을 작곡, 화제를 모으고 있다.
대중가수로 활동, 우리에게 계수남이라는 예명으로 잘 알려진 장덕희(73세ㆍ요한ㆍ동대문본당)씨는 최근 궁중제례악형식의 국악 미사곡을 완성하고 이것을 성 빈첸시오 아 바울로회에 봉헌해 놀라움을 더해 주고 있다.
『우리 조상들의 종묘 제례음악을 하느님께 드리는 제사인 미사에 적용시켜 사용하면 전통음악도 계승하고 또한 우리의 심성에 맞는 미사곡도 부를 수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4개월간의 고된 작업을 통해 알찬 결실로 얻어진 악보를 내보이는 정씨는『국악에 대한 전문가가 아니기 때문에 국악미사곡 작곡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고 고백하며『미사전례때 사용되지 않더라도 작품들을 자꾸 선보이고 발표함으로써 전례음악 토착화에 조금이나마 활력소를 제공할수 있지 않을까하는 마음에 정성껏 만들었다』고 전했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국악미사곡은 대부분 우리에게 친숙한 민요조로 되어 있어 소박하고 활기찬 느낌을 주는 반면 정씨가 새롭게 개척한 궁중제례악 형식의 미사곡은 화려하고 장엄하며 아주 느린 곡조로 연주되는 것이 특징.
그러나 극히 전통적인 궁중제례악은 현실과 너무나 많은 거리감이 있기 때문에 정씨의 미사곡은 약간의 중세 다성음악을 가미국악적인 분위기와 함께 화성도 잘 나타날 수 있도록 되어있다.
정덕희씨는『미사곡은 어떠한 형식으로도 만들고 부를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서양음악의 여러 기교들은 연구해 우리의 전통 음악에 접목, 발전시켜 나간다면 현재의 우리실정에 맞는 국악을 재창조하고 저변확대도 이룩할 수 있을것』이라며 전례음악의 토착화를 강조했다.
젊은 시절부터 가요계에 투신해「울리는 백일홍」「밤 주막」등의 인기가요를 발표하는 등 가수와 작곡가로서 활발한 활동을 벌여 온 정덕희씨는 틈틈이 국악공부도 병행해 왔었다.
대중적인 성가보급에도 노력해「성모송」「성체찬미」「성체대회기도문」등을 발표하고 공연을 갖기도 한 정씨는 특히 젊은이들이 올바른 신앙관을 가지고있어야 밝고 희망찬 교회를 이끌어 갈수 있다고 생각, 「길잡이」라는 노래도 발표했다.
매일 미사에 참례하고 국악의 선율을 들으며 늘 묵상한다는 정씨는 78년부터 꾸르실료 사무국 음악부장으로 10여년간 활동해 왔으며 각종 후원회에 가입 말없는 봉사를 실천해 왔다.
이번 궁중제례악형식의 미사곡을 성빈첸시오 아 바울로회에 봉헌하게 된것도『회원으로서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라는 정덕희씨는 올 가을 자선연주회를 통해 국악미사곡을 발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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