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그네 생각」, 길 위에서 얻은 깨달음 나누다
특수사목에서 얻은 경험 바탕으로 일상과 영성 돌아보게 하는 안내서
타인과의 관계와 하느님에 대한 생각 수필 형식으로 편안하게 전해
김현 신부 지음/152쪽/1만 원/으뜸사랑
“제가 살아왔던 일상의 경험에 대한 내용들을 담았습니다. 사제가 된 후 특수사목을 하면서 여러 곳을 다니다 보니 한 곳에 정주하고 사는 삶이 아니라 길 위에서 이곳저곳을 다니게 됐습니다. 그 속에서 느낀 다른 사람들과의 관계, 또 하느님에 관한 생각들을 기록했습니다.”
「나그네 생각」(152쪽/1만 원/으뜸사랑)의 저자 김현 신부(부산교구 언양본당 협력사목 주임)는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김 신부의 책은 빼곡하게 쓰인 글이기보다 짧은 에피소드들이 비 오는 풍경, 산속의 풍경, 도심의 풍경들과 함께 실린 따뜻한 글이다. 3년여 시간동안 쓴 글을 모은 이 책은 서정적이면서도 철학적인 사고로 우리의 일상과 영성을 돌아보도록 안내한다.
김 신부는 책에서 ‘더불어 살아가는 삶’, ‘기대어 살아가는 삶’, ‘바라며 살아가는 삶’ 세 가지 주제를 통해 일상의 삶에서부터 하느님에 대한 생각을 순서대로 담아 선보인다.
첫 번째 주제는 김 신부가 생활인으로 느끼는 삶의 단상을 서술했다. 새로운 장소에 머물면서 느꼈던 낯선 감정, 그리고 익숙하지 않은 곳에서 어느 순간 느끼게 되는 안락함, 누구나 느낄 수 있는 공통적인 감정을 쉽게 읽을 수 있는 일상적 필체로 써 내려갔다. 두 번째는 인간존재에 대한 이야기로, 사제의 길을 택하면서 겪었던 감정들과 사람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을 담았다. 마지막 장은 ‘하느님’에 대한 깨달음과 신앙적 생각들을 서술해 독자들을 더불어 살아가는 영성으로 이끈다.
김 신부는 “책의 주제를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눴지만 모두 현실의 경험 이야기를 위주로 해 그 속에 영성적인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이 책을 접하는 분들이 하느님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는 데 도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라고 설명했다.
「나그네 생각」은 수필 형식의 짧은 글로 독자들이 영성적 내용을 보다 편안하게 느끼도록 돕는다. ‘나와 다른 사람과의 관계’ 그리고 언제나 곁에서 함께하시는 하느님에 대한 생각들을 나누고자 했다.

김현 신부가 필리핀 아에타에서 만난 원주민 아이들(본문 중에서).
또 책의 제목인 ‘나그네 생각’도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라틴어로 ‘나그네’(Parochus)는 가톨릭 본당 신부라고 불린다. 김 신부는 나그네가 되기 위해 사제의 길을 택했으나 주어진 소임으로 인해 한 곳에 머무르기보다 자주 떠나는 삶을 살아왔다. 그 속에서 김 신부는 길 위에서 마주한 시간들이 ‘심신을 달래주는 피정’과도 같았다고 전한다. 그에게 ‘길 위를 거니는 나그네’는 새로운 도전이면서 깨우침이었다. “길이라는 것은 물리적인 길을 뜻하기도 하고, 그 길을 걸으며 많은 생각을 통해 가게 되는 하느님으로 향하는 영성적인 길이기도 합니다.”
김 신부는 책을 집필하면서 “항상 하느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심을 느꼈습니다. 그 어느 것 하나도 하느님의 손길이 닿지 않는 것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라고 말했다.
또 「나그네 생각」이 독자들로 하여금 지친 일상에서 영성의 휴식처 같은 도서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 책을 통해 독자들이 영성적인 내용을 어렵다고 느끼기보다 서로 생각을 공유하면서 휴식을 맛보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권세희 기자 se2@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