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만에 고국에 돌아와서 작년에 이곳에 부임했다.
부임후 이곳을 먼저 알아야 한다는 생각에 곧이어 다가온 사순시기 동안 1백10명에게 고백성사를 주면서 교우들의 내면적인 신앙생활의 일면을 체험했다.
두번째로는 본당수녀님의 권고로 시작된 가정방문이었다. 3개월간 재미있고 어려운、그리고 보람된 날들을 보내면서 교우들의 실제생활에 접할수 있었다. 그러한 과정에서 나는 놀라운 몇가지를 발견했다. 그중의 하나가 견진성사 문제이다.
당시 1천1백여명이 견진을 받지않은 상태였다. 이는 전체 수계신자중 반이 약간 넘는 숫자이다. 나도 수녀님도 상임위원들도 어안이 벙벙한 사목과 성사생활의 일부분의 공동화현상을 앞에 두고 너무도 놀랜 사건이었다.
그래서 가정방문후 2개월동안 치밀한 계획과 본당 내의 전 단체가 총력을 기울려 3백명에 달하는 견진성사자를 갖게 되었다. 이 성사를 준비하면서 그리고 진행하면서 일어난 몇「저는 몇년후에 받으라고 대부님이 말씀해서 기다리고 있는데요」「제 아이는 고1인데 대학입시때문에 시간이 없습니다. 성인성사라 하는데 대학교에 붙고 나서나 받도록 하지요」「받으면 좋겠지만 근10여일간이라는 시간을 제 생업때문에 낼수가 없어서 미안합니다」「세례받고 제의무도 잘 못하고 있는데 또 받으면 신앙의 짐만 더할것 같아서 싫습니다」「경진성사받은 분들도 우리와 같이 별것 아니던데 글쎄요?」「냉담중인데 좀 열심해지면 받을까 합니다」「받으면 좋겠지만 때가 되면 받을까합니다. 빨리 꼭 받아야한다는 생각이 없습니다」참말로 희한(?)한 말과 발상들을 듣고 보면서 견진받지않은 숫자를 발견하고 받은 충격보다 더 실망이 커서 암담한 현실을 직면하는듯 했다.
「당신은 왜 신청을 하지않았습니까?」「저는 먼 인척이 서울에 있는 유명한 신부님인데 물어보니 너는 내년에나 받으라고 하고、모 교구에 계시는 주교님이 저의 세례신부님이신데 그 주교님은 2년후에 받으라 해서……」
「신부님 저희 수녀원에 지원자중 한분이 견진받지 않아서 돌려보낸 적이 있습니다」어제 만난 모수녀님의 이야기다.
이런 얘기들은 일반신자들만이 문제가 아니고 교회지도층과 견진 집전자의 신앙관에도 사목상의 중대한 착각이 있음을 알려주는 것이다. 나는 그저 내 자신을 살피며 기도에만 의지할뿐이다.
공의회의와 새 전례의 가르침…… 「예루살렘을 떠나지말고 아버지께서 약속하신 성령을 기다리라」「위로부터 오는 힘을 받아 나의 복음의 증인이 되라」하는 성서의 중대한 말씀은 어디에서 찾고 볼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