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님 창조질서 보전을 위해 한국교회가 동참하고 있는 탈핵 서명운동에 10만 명 가까운 신자들이 동참한 것으로 집계됐다.
주교회의는 지난 3월 열린 2017년 춘계 정기총회에서, 탈핵천주교연대(공동대표 조현철·박홍표·문규현 신부)가 추진하고 있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인 서명운동’을 지지·추인했다. 이어 주교회의 사회주교위원회(위원장 유흥식 주교)는 전국 본당에서 100만 서명운동이 활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각 교구에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낸 바 있다.
탈핵천주교연대는 이에 따라 4월 10일 서울 광화문 세월호 광장에서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과 천주교 탈핵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4월 16일 예수 부활 대축일부터 전국 본당을 중심으로 탈핵 서명운동을 진행해왔다.
탈핵천주교연대는 선언문을 통해 “생명의 주인이신 창조주 하느님께 신앙고백을 하는 우리는 반생명적이고 비윤리적인 핵기술을 단호하게 반대한다”면서 “탈핵은 시대의 징표이고 새롭게 해석된 신앙고백이기에 시대의 아픔에 공감해야 할 교회의 사명”이라고 강조했다.
전국적으로 진행된 탈핵 서명운동에는 6월 4일 현재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대구·광주대교구 등 13개 교구와 수도회 등에서 9만8518명이 동참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도 채 안 되는 기간 동안 거둔 성과로는 적지 않다는 평가다. 이 같은 수치는 실제 같은 기간 개신교에서 받은 2만5588명, 불교에서 거둔 2만1685명, 원불교의 8163명 보다 월등히 많은 것이다.
종교 및 시민·사회단체들을 중심으로 진행된 서명운동을 통해 모인 국민적 요구는 ‘잘가라 핵발전소 100만 서명운동본부’를 거쳐 문재인 대통령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탈핵천주교연대 공동대표 조현철 신부는 “이번 탈핵 선언과 서명 운동이 모든 그리스도인들로 하여금 탈핵에 대한 의식을 일깨우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주교회의는 지난 2012년 11월 13~15일 제18회 한·일 주교 교류모임에서 ‘탈핵’을 주제로 한국과 일본의 탈핵 활동가와 에너지 전문가를 초청해 강연을 듣고 월성핵발전소를 방문한 바 있다. 또한 2013년 추계 정기총회에서 핵발전의 위험을 경고하는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을 승인·출판하는 등 탈핵을 위한 노력을 기울여오고 있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