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기록이며 기록중에 가장 생생한 기록은 역사를 살아온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일제의 폭정화 해방, 건국, 6.25사변, 국토재건이라는 우리나라 역사상 최대의 격동기를 살아오며 한국교회의 성쇠와 삶을 같이해온 두 노사제가 사제서품 50주년을 맞았다.
부산교구 한도준(77세ㆍ마태오) 장병룡(75세ㆍ요한) 신부가 그 주인공들.
연길교구소속으로 덕원신학교에 입학하여 16년간의 신학교 생활끝에 42년 6월 12일 서품된 한신부는 긴긴학교생활동안 어떻게 자신을 가꾸느냐하는 것이 사제로서의 삶을 결정한다고 말한다.
37명이 입학하여 3명이 신부로 배출된 덕원신학교 4회 졸업생인 한신부가 이때까지 자신의 생활지표로 삼은 말은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함흥ㆍ진남포ㆍ운항ㆍ강제ㆍ중강진 등 주로 북한지방에서 사목을 하던 한신부가 월남을 결심하게 된 것은 해방후 북의 공상정권이 전쟁준비와 종교탄압으로 대부분 신자들이 월남했기 때문으로 한신부는『신자없는 사제는 발붙일 곳이 없다』면서 후배신부들이 신자들의 소중함을 깨닫길 바란다고 말했다.
월남한 49년 9월 서울 홍은동 등지에서 남쪽에서의 사목생활을 하던 한신부는 전쟁이 끝나고 교황청에서 북한에서 활동하던 신부들에 대한 배려를 한국주교회의에 요청, 당시 부산교구장이던 최재선 주교가 왜관 베네딕도수도원에있던 북한신부들을 받아들일 때 부산교구로 전입, 37년부터 경남창령, 태종대, 수정본당에서 활동하였다.
연길ㆍ덕원ㆍ평양ㆍ서울 등 사제생활 50년동안 일곱교구를 거친 한신부는 사제는 하느님의 심부름꾼으로 어디든지 「천주께 감사」하며 갈수 있어야 한다면서 먼저 하느님의 뜻을 구하는 사제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도준 신부보다 열흘남짓 앞선 42년 5월 30일 서품된 장병룡 신부는 1917년 12월 6일 경북왜관에서 출생하여 대구 성 유스티노신학교 출신으로 고 전석재 몬시뇰ㆍ정행만ㆍ김경우 신부와 동기.
장신부는 『당시 신부들은 보수적인 불란서 신부들에게 배워서인지 신부냄새를 너무 많이 풍겨 신부ㆍ신자의 구분이 확연했다』면서『지금 신부님들은 신자들의 삶속에 들어가 함께 살고자하는 모습이 보기가 좋다』고 말하면서도 신부는 신자들로부터 「저사람은 신부니까…」하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성직자체를 소중히 해야한다고 말한다.
서품이후 경남 고성ㆍ김천 황금동ㆍ진주 옥봉ㆍ대구 계산 부산 중앙 등 본당에서 사목활동을 하고 가톨릭신문 서울분실장을 잠시 역임하기도한 장신부는 6.25전쟁 당시 중앙성당 2대주임으로 활동하던 시절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또 전쟁와중에 계엄사에서 당시 도지사 등을 통해 성당을 비워달라고 하기도 하고 경찰이나 각종 기관에서도 부산에서 가장 번듯한 건물이었던 성당을 노렸으나 신자들을 거리로 내몰수도 성당을 빼았길 수도 없어 도지사를 호통쳐 돌려보내는 등 정말 하루하루를 신들린 사람처럼 살았다며 성당을 비워달라고 할때마다 문자 그대로 「사생결단」을 내는 심정으로 싸웠다고 회상한다.
「주께서 입혀주신 제복 때 묻히지 않으리다」라는 생활 모또속에 50년이라는 긴 사제생활을 지내온 장신부는『지나고보니 참회밖에 남는 것이 없다』면서 사제가 사제로 죽지 못하는 것은 제단을 멀리한 때문이라고 강조.
요즘도 예수성심수녀원ㆍ오륜대 복자수녀원ㆍ반여성당 등지에서 매일 고백성사와 미사를 봉헌하고 있는 장신부는 『성무는 죽을 때까지』라고 외친다.
한편 부산교구 사제단은 한도준ㆍ방병룡 신부 사제서품50주년기념 금경축행사를 지난 6월 10일 오후 12시30분 가톨릭센터 9층 성탑그릴에서 두신부의 뜻에 따라 겸소하게 사제단만이 참석한 가운데 거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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