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에 관계된 자료나 정보를 원하는 사람에게 빌려 줍니다』
올해 34세의 박준영(요셉, 수원 부곡본당)씨는 서울 서대문구 북아현동의 어느 골목길 건물지하에 10평 남짓한 공간을 임대, 교회내 모든 관련자료들을 체계적으로 분류하고 정리하는 일에 혼신의 힘을 쏟고 있다.
「남이 하지 않는 일」, 그렇지만 누군가가 나서지 않으면 안된다는 소명의식으로 가톨릭 자료들을 모으는 입에 열중하고 있는 박준영씨는 얼마 후 자신이 정보화시킨 자료들이 남들에게 유익하게 쓰여질 것에 자못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일선 사목자나 교회관계자들에게 필요한 교회내 자료를 수집, 컴퓨터에 입력시키고 입력된 자료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제공함으로써 이용자들의 편의제공과 가톨릭 관계 자료의 소실을 막고 자료를 공유하자는 취지에서 박준영씨가 설립한 것은 바로「가톨릭 자료정보센타」.
『교회내 자료들이 체계적으로 정리되지 않아 무슨 일을 할 때마다 매번 자료의 부족으로 애를 먹습니다. 가톨릭 관계 자료들이 일목요연하게 정리되면 일선 사목자들의 사목활동도 훨씬 편리해질 것입니다』
박준영씨는 천도빈과 도빈위, 천정연 등에서 활동하는 동안 교회내 관련 자료가 정리되지 않아 이에 대한 필요성을 절감하고 지난해 5월부터 교회관계 자료를 수집 자신의 사무실내에 설치된 두 대의 컴퓨터에 열심히 입력하기 시작했다.
가톨릭 자료정보센타에는 현재 약 3천여 점의 자료를 확보하고 있지만 앞으로 3개월 정도 더 자료를 수집하고 정보화시켜 본격적인 정보 및 자료대출을 시작하게 된다.
『자료정보센타로서는 돈이 되지 않습나다. 그래서 4명의 기획팀이 운영비를 부담하며 어렵게 운영하고 있어요』.돈을 벌자고 하는 일이 아닌 만큼 하는 일에 보람도 크다고 말하는 박 대표는 지금 자신이 하고 있는 작업이 누군가에 의해 좀 더 일찍 시작됐어야 했던 일이라고 아쉬워했다.
『가톨릭에서는 정보센타가 처음이지만 개신교에서는 78년도에 기독교 사회문제 연구소에 이러한 정보센터를 설립, 총 2만여 건의 자료를 소장하고 원하는 사람들에게 정보제공을 하고 있습니다』.
박준영씨가 가장 부러워하는 것은 가톨릭에서는 이제 걸음마를 시작했을 정도로 교회관련 자료에 대한 관심이 없었지만 개신교에서는 이미 15년 전부터 교회 및 사회운동 관련 자료들을 정보화 해 사용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제부터라도 박준영씨는 교회내 자료의 효용가치를 높이기 위해서는 자료를 소장하고 있는 기관이나 개인이 중요자료를 독점하려는 경향을 버리고 정보의 공유를 통한 교회발전에 앞장서려는 정신자세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역설하고 있다.
현재 가톨릭 자료정보센타와 네트웍크식으로 연관을 맺고 있는 곳은 도시빈민연구소와 우리신학연구실, 서울 도빈위, 노동사목협의회, 정의평화 연구소 등이 있으며 앞으로도 네트웍크와 개인가입자를 더 확보해 정보센타의 자료가 많이 이용될 수 있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물론 가입자들에게는 소정의 가입비와 정보제공에 따른 저렴한 사용료를 받을 계획이다.
그러나 박준영씨는 가톨릭 자료정보센타 자체만으로서는 수익성이 없다고 판단하고 점차 규모가 커질 경우 정보센타 부설 출판사를 설립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으며 이를 통한 정보센타의 운영비를 마련한다는 복안이다.
특히 자료정보센타를 운영하는 박준영씨는 자신이 동양사학을 전공한 이 점을 최대한 살려 중국교회 관련 자료를 많이 확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박 대표는 북방선교를 위해서도 중국교회에 대한 관심은 필요한 만큼 앞으로 중국교회와 관련된 자료집을 정기적으로 발간할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이와 함께 박준영씨는 천주교 사회문제 연구소 관계자료와 80년대 사회사목자료에 관해서는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정보를 갖고 있다고 말하고 본 센타의 특화사업으로 사회사목과 해외교회에 관한 자료를 중점적으로 수집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한편 가톨릭 자료정보센타를 운영하고 있는 박준영씨는 90년 3월부터 최근까지 가톨릭 청년 신학 동지회 대표와 천정연 청년위원장, 천도빈 간사 등을 맡아 청년신학도로서 매우 활발한 활동을 해 왔으며 현재는 정보센타의 일로 매우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93기획 앞서 달린다] 2 가톨릭자료 정보센터 대표 박준영씨
"교회관련 자료ㆍ정보 제공합니다"
교회정보 공유화 선도
3개월 후 전산화 완료, 대출
중국 관련자료 많이 확보…사료집도 발간
부설 출판사 설립도 추진중
4명의 기획팀이 운영비 부담…어려움도
발행일1993-01-24 [제1839호, 14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