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혼모가 많고 낙태가 횡행하는 내조국 베트남에 돌아가서 그들의 가난과 무지를 깨우쳐 주고 생명의 눈을 뜰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어요』
미혼모의 안식처 춘천 석사동 마리아의 집에서 소외된 미혼모들을 헌신적으로 돌보며 적극적인 생명운동을 벌이고있는 베트남 출신의 조안나 수녀(38ㆍ착한 목자 수녀회).
베트남전쟁에 파병된 한국군이 베트남에 남겨 놓은 미혼모가 적지 않은데 반해 그곳 출신의 한 수녀가 한국의 미혼모를 위해 일하고 있다는 사실은 조금 모순이 있어 보이기도 하다.
월남 사이공시 동남쪽 항구도시인 붕타우의 가난한 농가에서 태어난 조안나 수녀가 한국에 온 것은 지난 77년 여름, 미국 세인트 루인스 선교원에서 수련을 마친 직후였다.
『고등학교를 졸업한 다음해 74년, 수녀가 되기 위해 싱가포르로 떠나게 되었지요. 그당시 전쟁이 치열했던 월남에는 수녀원이 없었어요. 제가 싱가포르에서 1년동안의 수련생활을 마쳤을 때 제 조국은 결국 패망하고 말았지요』
망국의 한을 달래며 76년 미국으로 건너간 조수녀는 다시 1여년의 수련생활을 마치고 한국에 부임, 지금까지 15년동안 미혼모를 위한 봉사로 바쁜 나날을 보내 왔다.
이제는 미혼모에 관한한 전문가가 됐다는 조수녀는 많은 상담경험에 비추어 미혼모가 발생하는 가장 큰 원인이 『결손가정에 있다』고 분석하며 『대부분의 미혼모들이 가정불화로 부모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자라나 다른 사람에게서 사랑을 갈구하게 되지만 부모의 참사랑을 받아 보지 못한 이들은 참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구별하지 못하고 불행한 일을 겪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보건 사회부 통계에 의하면 전국에 4천7백여명의 미혼모가 있으며 이에앞서 20초에 한명씩, 하루에 4천5백명씩, 일년에 1백50만명의 생명들이 낙태로 죽어가고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급속한 산업화로 인한 성의 개방과 물질 만능주의로 인해 쾌락은 원하지만 책임은 원치않는 사람들이 많아졌어요. 물론 그들은 낙태가 또 하나의 살인이라는 것을 생각도 하지 못해요』
조수녀는 어린 생명은 모체가 좌지우지할 수 없는 또 하나의 완성된 생명체라고 전제하고 낙태를 하는 사람들은 결국 다른사람을 살인하는 범법자와 다를 바 없으며 하느님의 법을 어기는 더 큰 죄인이라고 강조한다.
마리아의 집에 찾아오는 대부분의 미혼모도 처음에는 낙태를 원한다고 전하는 조수녀는 『이들은 거의 인공유산시킬 돈이 없어 한달 두달 보내다가 어쩔 수 없어서, 또는 유산경험으로 인한 두려움과 신체의 유해때문에 마리아의 집을 찾아온다』고 말하면서 『생명문제로 고민하다 이곳으로 오는 여성은 특히 드물다』며 이러한 생명경시풍조를 안타까워했다.
지난 88년과 90년, 지난해에도 조국 베트남에 찾아가 봤다는 조수녀는 『월남에도 가난과 무지로 인한 낙태와 미혼모 문제가 아주 심각한 상태였다』고 전하며 『할 수만 있다면 모국에 돌아가서 생명운동을 시작해 보고싶다』고 밝힌다.
현재 마리아의 집에서 조안나 수녀가 돌보는 미혼모는 20여명으로 이중에는 15세의 어린 여중생도 있다.
조안나 수녀는 『생명을 구하는 일은 결국 우리가 죽을 때 하느님께 우리의 자비를 구하는 여러 생명들의 기도로 되돌아 온다』고 말하며 『생명의 신비를 모두가 함께 기쁨으로 느낄 수 있게 됐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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