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하다기 보다 당장 먹고 입을게 없으니 빈곤 하다는게 더 정확합니다. 이들이 교회에 나오는 것은 신자신분이 그들 생활에 적지않은 도움을 주기 때문입니다.』
페루 리마교구에서 7년간(85~91) 선교사제로 활동한 김윤섭 신부(전주교구ㆍ45)는 주민들 대다수가 가난에 허덕이는 페루의 경제상황을 우선호제로 꺼냈다.
김신부가 사목한 곳은 리마교구의 「산 후안 에아만까에스」 (세례자 성요한)본당. 주민이 4만여명인 이곳은 「리막구」라고 불리는 곳으로 특히 빈민들이 밀접해 있는 지역이다. 주민의 90%인 3만5천여명이 신자이지만 주일미사라도 나오는 사람은 고작 5천여명, 15%에도 못미친다.
『신자비율이 이처럼 높은 것은 영세증명서가 자녀를 교육시키거나 신분을 확인하는 등에 꼭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영세후 고백성사나 성체성사 등엔 무관심해지는 기현상이 생기지요.
그러나 이들의 내세관은 확고해 죽은 이들 위한 기도는 열성적이며 「성수」(聖水)에 대한 믿음도 각별합니다. 다만 성수방울이 몸에 직접 묻지않으면 축성되지 않는 걸로 이해하는 것으로 봐서 이들의 신앙수준을 짐작할 수 있지요』
김신부가 페루에 있으면서 가장 애를 먹은 것은 역시 언어와 음식문제. 말은 시간이 지나면서 소통이 됐지만 음식은 좀체 맛들이기가 힘들었다고 한다.
『주민들이 무지하고 빈곤한 것을 이용해 요즘 미국 개신교파에서 막강한 경제적 배경을 갖고 선교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인적ㆍ물적지원이 모두 부족한 우리 가톨릭으로선 무엇이 필요한지 훤히 알면서도 속수무책이라 안타까울 때가 많습니다』. 리마교구를 예로 봐도 가톨릭교회의 지원은 이태리를 통해 전해지는 의류, 의약품과 몇몇 선교사들의 활동, 이들의 개인적 모금활동 등이 거의 전부라고 김신부는 전했다.
그중에서도 페루교회의 가장 큰 어려움은 방인사제, 수도자의 부족현상.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교리교사 양성에 최대 주안점을 두었다는 김신부는 반면에 성인교육은 자연 소홀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선교사들이 유념해야 할 것은 그것에 와있는 다른 선교회와 유대를 강화하는데 특별히 신경을 써야 한다는 것입니다. 또 가능하면 신부 수녀 의사 교사 등 네사람이 한팀을 이뤄 활동하는게 가장 효과적이라고 봅니다. 물론 제일 중요한 봉사는 자신의 건강이지요』.
페루를 「원시부터 현대까지 한눈에 볼 수 있는 곳」이라고 소개하는 김신부는 85년 「피데이 도눔」선교사로 파견됐으며 지난해 12월 귀국해 현재 안식년을 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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