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평협 사회사도직연구소 ‘평신도사도직과 리더십’ 주제 포럼
“평신도 위상과 역할 강화로 한국교회 위기 극복해야”
“사도직, 사제 독점 아닌 모든 신자의 직무”… 보편 사제직 강조
평신도들이 교회 안에서 제 몫을 하기 위해서는 평신도사도직에 대한 인식 정립이 절실하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특히 한국교회가 겪고 있는 위기를 타개하려면 평신도들의 교회 내 위상과 역할이 보다 강화돼야 한다는 데 뜻이 모였다.
이 같은 내용은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 담당 조성풍 신부, 이하 한국 평협) 사회사도직연구소(소장 오용석)가 5월 25일 오후 서울 명동 우리사랑나눔센터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의 가르침에서 본 평신도 사도직과 리더십’을 주제로 마련한 제20회 평사연포럼에서 나왔다.
정희완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가 발표하고 권길중(바오로) 회장을 비롯한 한국 평협 임원진 등이 함께한 이번 포럼에서는 2018년 한국 평협 창립 50주년을 앞두고 한국 평협이 나아갈 방향을 설정한다는 취지에 걸맞게 한국교회 평신도가 처해 있는 위기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한 열띤 토론이 이뤄졌다.
정 신부는 “사도직은 사제가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평신도도 교회로부터 파견 받아 복음을 전파하는 사도직을 수행한다”며 “평신도를 포함해 세례 받은 모든 신자는 사제직과 왕직, 예언직이라는 3중 직무를 수행한다”고 규정했다. 이어 “‘세례성사의 우선성’에 의해 모든 신자들이 맡고 있는 보편 사제직이 사제가 수행하는 직무 사제직보다 넓은 개념임에도 한국교회에서는 보편 사제직이 제대로 인식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평신도 리더십에 대해서는 “다른 사람들을 끌고 가는 자리가 아니라 모범과 실천을 보인다는 새로운 차원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밝혔다.
평신도의 위상과 역할 강화를 주장해 온 정 신부는 “한국교회에서 남녀 차별은 사라졌지만 평신도와 사제 간 차별은 존재한다고 볼 수 있다”면서 “교황청에서 과거 사제가 맡던 직책을 평신도들이 대체하고 있듯이 한국교회에서도 평신도들이 사제를 대신해 맡을 수 있는 직책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지적, 학문적 능력에서 사제보다 뛰어난 평신도들이 교육 분야에서 보다 활발히 활동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날 포럼에서는 평신도들의 지위와 정체성 정립에 교회 언론이 나서야 한다는 비판적 제안도 나왔다. 황경훈(바오로) 박사(우리신학연구소 소장)는 “교회 언론은 평신도들의 권익을 높이기 위한 공적 담론을 형성해야 하는데도 기관지 기능에 머물고 있지 않은지 반성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