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천교구 노동자의 작은 도서관 ‘사람’ 내부. 5월 17일, 축복미사 준비로 의자가 놓여 있는 상태지만, 평상시에는 책을 읽을 수 있는 테이블이 있다.
인천 지역에 ‘노동자의, 노동자에 의한, 노동자를 위한’ 인문학 도서관 ‘사람’(관장 한상욱, 이하 ‘사람’)이 문을 열었다.
인천교구 노동사목부가 운영하는 ‘사람’은 비정규직·시간제·서비스 노동자 등 모든 노동자들에게 책과 이야기가 펼쳐지는 문화 공간을 제공한다.
인천 부평구 경인로 671(십정2동 481-4) 인천교구 노동자센터 2층에 자리한 ‘사람’은 문학·종교·역사·예술·자연과학·기술과학·노동 등 다양한 분야의 책 5600여 권을 갖추고 있다. 모두 개인과 단체에서 기부한 책이다. ‘사람’은 앞으로 3000여 권의 책을 추가 비치할 예정이다.
도서관 이용시간은 화~토요일은 오전 10시~오후 10시, 월요일 오후 2시~오후 10시다. ‘사람’은 지역 도서관들이 대부분 오후 6시 전후로 문을 닫는 것을 고려, 노동자들이 찾아오기 편리한 시간대로 이용시간을 조정했다. 노동자를 위한 도서관이지만 인천 지역에 사는 사람이면 누구나 회원가입을 통해 이용이 가능하다. 도서관을 방문해 회원증을 만든 이들은 한 번에 최대 5권까지 2주간 무료로 책을 대출할 수 있다.
특히 ‘사람’은 책만 볼 수 있는 공간이 아니다. ‘사람’은 노동자센터 3층의 공간을 활용해 매월 다양한 영화작품들도 상영한다. 5월에는 ‘사람이 있다’를 주제로 한 노동 다큐 영화제를 기획했다. 5월 31일에는 ‘천막’(2016)과 ‘그곳에 서서’(2016) 상영에 이어 감독·출연진과의 대화도 마련한다.
또 6월부터는 다양한 직종에 종사하는 노동자들을 소개하는 프로그램 ‘소금꽃 이야기’를 마련하며, 노동자 글쓰기 마당과 토론회, 강좌 등 다양한 문화 행사도 열 예정이다.
한상욱(프란치스코) 관장은 “지역마다 청소년이나 어린이, 노인을 위한 공간은 있지만, 노동자를 위한 문화 공간이 없다는 현실을 고려해 이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면서 “‘사람’은 인천 지역 노동자들에게 쉼터와 노동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정립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구심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사람’ 개원 축복미사가 5월 17일 교구 사회사목국장 박요환 신부 주례로 봉헌됐다.
최유주 기자 yuju@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