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천년복음화연구소 심포지엄 ‘제3천년기를 향한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 감각과 사목적 비전’
‘신앙 감각’ 경청할 때 친교 공동체 이룰 수 있어
예언자 직무 위한 성령의 은사
식별과 수용, 현실화 문제 논의

4월 29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열린 ‘제3천년기를 향한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감각과 사목적 비전’ 주제 새천년복음화연구소 심포지엄. 왼쪽부터 최민섭 신부, 송용민 신부, 정희완 신부, 황경훈 박사.
극심한 물질주의와 이기주의, 상대주의가 범람하는 세태 속에서 그리스도인들은 어떠한 신앙 감각을 가져야 하며 그에 따른 사목적 비전은 어떻게 제시돼야 할 것인가.
새천년복음화연구소(소장 조영동, 담당 조재형 신부)는 4월 29일 오후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에서 ‘제3천년기를 향한 가톨릭 신자들의 신앙 감각과 사목적 비전’ 주제로 제17회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송용민 신부(주교회의 사무국장·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예언자 직무의 은사로서 ‘신자들의 신앙 감각(Sensus Fidelium)’의 올바른 식별과 수용’을 주제로 한 제1발제를 통해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하느님 백성이 지닌 예언자 직무를 수행하는 성령의 은사로 공식 거론되기 시작한 ‘신자들의 신앙 감각’이 오늘날 교회 생활에서 어떻게 표현되고 식별되며, 또 교회 교도권에 의해 수용될 수 있는지 밝혔다.
송 신부는 ‘그리스도를 향한 복음에로의 본능과 직관’ ‘교회의 예언자 직무를 위한 성령의 은사’로 ‘신앙 감각’을 설명하고 이는 “교회 생활에의 능동적 참여, 하느님 말씀을 진심으로 경청하는 태도에서 얻어진다”고 했다. 또 “교회의 교도권은 하느님의 진리를 올바로 선포하기 위해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경청하고, ‘신자들의 신앙 감각’으로 여겨지는 의견들이 사도로부터 이어받은 전승의 진리에 올바로 부합되는지 권위 있는 판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교회가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토대로 친교의 공동체로 성장하기 위한 요소로는 ‘신자들이 자신의 지식과 권한과 지위에 따라 교회의 선익과 관련된 의견을 사목자들에게 표현할 수 있도록 그 권리를 교도권이 먼저 인정해주는 태도’를 꼽았다.
송 신부는 “신자들의 신앙 감각을 교회 생활 안에서 올바르게 경청하고, 이를 식별해서 수용하기 위해서는 교회의 오랜 전통에 따라 신자들로부터 자문을 구하는 노력도 기울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희완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는 제2발제 ‘신앙 감각의 사목적 현실화 문제: 신앙 감각은 어떻게 구체화되고 촉진될 수 있는가’를 통해 신학적, 사목적 관점에서, 또 평신도 신학과 교회론의 관점에서 신앙 감각의 현실화 문제를 다뤘다. 아울러 신앙 감각에 대한 확장된 이해가 교회 안에서의 평신도 역할과 직무에 어떤 영향과 시사점을 줄 수 있는지, 교회 모습에 대한 새로운 상상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살폈다.
“신자들은 신앙 감각의 힘을 통해 거룩함의 덕을 쌓기도 하고 시대를 읽어내는 식별의 능력을 키우기도 한다”고 밝힌 정 신부는 “신앙 감각은 교회 안에서 신앙의 주체로서 교회의 복음화 사명을 위한 자율적이고 능동적인 노력들을 실행할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신앙이 행위의 실천을 통한 덕으로 수행된다면, 신앙 감각 역시 그 신앙의 덕을 성장시키는 방식으로 작동되고 세상 속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이 자신의 예언직을 수행하도록 만드는 힘으로서 작동된다”고 역설한 정 신부는 “신앙 감각의 성장을 위해서는 성화의 삶을 살아야 한다”고 밝혔다. 성화의 삶을 위한 자세로서는 ‘충실한 교회생활, 하느님 말씀의 경청, 교도권에 대한 신뢰의 태도’ 등이 제시됐다.
정 신부는 “신앙 감각은 성령께서 모든 신자들에게 부여한 선물”이라면서 “그러한 선물을 이 시대의 교회가 어떻게 가르치고 계발할 것인지에 따라서 교회의 모습도 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1주제와 제2주제 논평에는 최민섭 신부(인천가톨릭대학교 교수)와 황경훈 박사(우리신학연구소장)가 각각 참여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