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월 18일 오전 열린 대구 가르멜 여자수도원 신축 기공식에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오른쪽에서 다섯 번째)를 비롯한 내빈들이 시삽하고 있다.
여름에는 누수로 애를 먹고, 겨울에는 추위와 싸워야 했던 대구 가르멜 여자수도원 공동체가 은인들의 도움으로 본격적인 새 수도원 건축 공사를 시작했다.
대구 가르멜 여자수도원(원장 이 수산나 수녀, 이하 대구 가르멜수녀원)은 4월 18일 오전 10시 대구시 남구 안지랑로 16길 30 현지에서 수도원 신축 기공식을 열었다.
기공식 축복예식을 주례한 대구대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강론을 통해 “1962년 9월 봉헌한 수도원 건물을 허물고 55년 만에 신축 공사를 시작하며, 우여곡절이 많았음에도 전국 각지에서 도움의 손길을 보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전한다”며 “우리가 수녀원에 보탠 작은 정성은 이곳 가르멜 수녀님들이 많은 기도로 돌려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새로 지어질 수도원 건물은 지하 1층, 지상 2층 규모로 50여 년 전 알빈 슈미트(Alwin Schmid, 1904~1978) 신부가 설계했던 사각형(ㅁ) 구조를 유지한다. 22개의 수방과 내·외부로 나눠진 성당과 식당, 면회실, 도서실 등으로 구성된다. 특히 제단과 감실, 격자 등의 성당 내부 성물들은 그간 사용해오던 것을 최대한 재활용해 오랜 역사성을 재현하도록 고려했다. 이밖에도 수도원 규칙을 준수하는 데 무리가 없도록 설계하고 내진과 난방에 신경을 썼다.
대구 가르멜수녀원은 지난해 9월 계사(鷄舍)와 창고로 쓰이던 크고 작은 건물 5개 동을 철거하고, 60평대 규모의 제병공장을 먼저 지었다. 이 제병공장은 수도원 신축공사가 끝나는 내년 상반기까지 임시숙소로 쓰인다.
2년 전 처음으로 열악한 건물 상태를 신자들에게 알리고, 재건축 필요성을 전한 대구 가르멜수녀원은 많은 은인의 도움이 있었다고 전했다. 특히 자녀 돌잔치에 쓸 비용을 보내주거나 결혼 비용을 봉헌한 후원회원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전체 공사비 중 60%만 모금된 상황이라 공사는 시작됐지만 걱정은 끝나지 않았다.
이 수산나 원장 수녀는 “전국에서 수많은 후원회원이 정성을 보내주셨고, 주님의 집을 짓는 데 작은 벽돌 한 장이라도 봉헌하시겠다는 은인들의 깊은 신심과 열정을 느낄 수 있었다”며 “매일 드리는 기도와 매달 후원자들을 위한 미사를 봉헌하며 보답하는 의미로 기도 중에 도움 주신 모든 분들을 기억하겠다”고 전했다.
※후원문의 010-3375-4408 대구 가르멜 여자수도원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