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바 아바나 주님공현 수도원에 파견된 장경욱 신부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제공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수도원장 박현동 아빠스)은 장경욱(아론) 신부를 3월 30일 쿠바 아바나(Havana) 주님공현 수도원에 선교사로 파견했다고 최근 밝혔다.
파견된 장경욱 신부는 2008년 첫 서원을 하고 2012년 사제품을 받았다. 이후 청지원장과 비서로 봉사하다 2015년부터 콜롬비아 보고타 ‘엘 로살’(El Rosal) 수도원에서 어학연수를 하면서 현지 적응 등 선교사 파견 준비를 해왔다.
2008년 공식 설립된 쿠바 아바나 주님공현 수도원은 1959년 사회주의 혁명 정부가 들어선 이후 가톨릭교회 수도회로는 처음으로 쿠바에 진출했다. 지난 1998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쿠바를 방문하면서 국가 평의회 의장에게 수도회 설립을 요청해 승낙을 받아 설립이 추진됐다. 그러나 2012년 쿠바 정부로부터 아바나 외곽지역에 부지 매입과 건축 허가를 받고도 후속 행정 조치와 물자 조달이 여의치 않아 아직 착공조차 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는 쿠바 시내 옛 가르멜 수도원 성당을 임대한 상태다. 이런 와중에도 수도원 측은 수도원 건물과 피정의 집 건축을 준비하고 농장을 마련하기 위해 나서고 있다. 특히 현지 성소자 발굴과 양성에도 심혈을 기울일 계획이다.
박현동 아빠스는 “선교현장에 투신하여 새로운 지평을 열기 위해서는 젊은 수도 형제들의 모험심과 도전 정신이 필요하다”며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려는 용기 있는 수도 형제들에게 과감히 투자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연합회 아빠스들은 2014년 9월 쿠바 아바나 수도원 부지를 방문, 수도원 성당이 건축되고 제대가 놓일 자리에 3m 높이의 십자가를 세운바 있다. 또 2015년 쿠바를 방문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수도원 설립에 대한 보고를 듣고 수도원 기초에 쓰일 모퉁이 돌을 축복하기도 했다.
왜관수도원은 1983년 필리핀에 선교사를 파견해 디고스 수도원을 설립하는데 동참했다. 또 2001년 미국 뉴저지주에 수도자를 파견해 폐쇄 직전의 뉴튼 수도원을 인수한 바 있다.

2014년 수도원 성당 신축 예정지에 십자가를 세우고 있는 성 베네딕도회 오딜리아연합회 아빠스들 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 제공
박원희 기자 petersco@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