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교회의,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6」 발표
영세자 수·미사 참례율 등 주요 지표 감소세
입교 단계서부터 신자 정체성 다지도록 도와야
최근 몇 년간 영세자 수와 미사 참례율이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등 한국교회 주요 사목지표가 하향곡선을 그리고 있다. 이에 선교활동을 강화하고, 예비신자 교육 단계에서부터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더욱 탄탄히 다지도록 돕는 노력 등이 더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주교회의(의장 김희중 대주교)가 4월 5일 발표한 「한국 천주교회 통계 2016」에 따르면, 2016년 12월 31일 현재 한국교회 신자 수는 574만1949명이다. 신자 증가율은 1.5%였으며, 복음화율은 전년대비 0.2%p 늘어난 10.9%였다. 통계상 우리나라 복음화율은 소폭이지만 꾸준히 늘고 있다.
하지만 영세자 수와 미사 참례율 등 성사사목의 주요 지표는 감소세를 보였다. 2016년 영세자는 2015년 11만6443명보다 5304명 감소한 11만1139명을 기록했다. 영세자는 2009년을 정점으로 2013년까지 계속 감소하다, 2014년 프란치스코 방한 효과로 소폭 반등했지만 다시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주일미사 참례 비율은 집계가 시작된 1995년 이후 처음으로 20% 이하로 떨어졌다. 지난해 주일미사 참례자 수는 112만1020명으로, 총 신자 대비 주일미사 참례율은 전년도의 20.7%보다 감소한 19.5%를 기록했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 엄재중 상임연구원은 “2015년 인구센서스 통계에서도 볼 수 있듯이, 교적상 많은 신자들이 천주교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잃고 있다”면서 “유럽교회가 신자들의 정체성 재확립을 위해 ‘새복음화’ 운동을 시작했듯이, 우리도 현 상황에 맞는 ‘복음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엄 상임연구원은 또한 “선교 활동을 강화하는 한편 예비신자 교육 과정에서부터 신자로서의 정체성을 강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반면 첫영성체와 고해성사 등 기타 성사를 받은 신자 수가 증가한 것은 고무적이다.
지난해 판공성사를 포함해 고해성사에 참여한 신자 수는 모두 448만3072명으로 전년도 428만3662명보다 19만9410명 늘어났다. 첫영성체와 병자성사, 견진성사를 받은 신자 수도 모두 전년보다 증가했다.
주교회의 미디어부 이영식 부장은 “첫영성체 증가 등 성사 참여가 늘어난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로, 전반적으로 교회가 어려움을 겪은 상황에서도 남아있는 신자들이 신앙의 내실을 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한편 교적을 근거로 한 교회 통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올해 초 발표된 2015 인구주택총조사 표본 집계 결과에 따르면, 천주교 신자는 총 389만 명으로 전체인구의 8% 수준에 머물렀다. 하지만 교회 통계는 교적에는 남아 있지만 교회를 떠난 이들까지 모두 포함하기 때문에, 미사 참례율 등 각종 성사지표도 떨어지는 결과를 보인다.
이영식 부장은 “지난 춘계 주교회의 총회에서 통계 개선에 대한 주교님들의 공감이 있었던 만큼 국가통계와의 차이를 줄일 수 있는 방향으로 통계 집계 방식이 새롭게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