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부활을 위한 노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참사가 일어난 지 3년 만에 사고해역에서 인양돼 3월 31일 전남 목포신항으로 옮겨진 세월호에는 참사의 진상이 담겨 있다. 이제야 그 진상이 세상 앞에 드러날 채비를 하고 있다. 진상과 함께 9명의 미수습자는 한 명도 빠짐없이 가족 품에 돌아가야 한다.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아 가톨릭신문은 4월 6일 오후 서울 주교좌명동대성당 1898광장에서 세월호가 한국사회에 던져준 의미와 앞으로의 과제를 찾는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 3주기를 맞는 지금이 미수습자 수습과 참사 진실 규명의 출발점”이라고 한 목소리를 냈다.
세월호 참사의 아픔을 부여안고 3년을 보낸 이석태 변호사(전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와 세월호 희생자 고(故) 박성호(임마누엘)군 어머니 정혜숙(체칠리아) 세월호 유가족대책위원회 위원, 오세일 신부(서강대학교 사회학과장·예수회)가 좌담회에 참석해 세월호의 새로운 시작에 대한 의견을 나눴다.
무엇보다 이들은 세월호 참사 진상 규명이 안전사회 건설을 위한 최우선적 과제라는 데 견해를 같이하고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의 재출범 필요성에 공감했다. 이석태 변호사는 “세월호 특조위가 목표했던 조사를 다 하지 못한 것은 아쉽지만 특조위 활동을 방해한 정부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며 “제2기, 제3기 특조위가 출범해 참사 진상을 규명할 날이 꼭 올 것”이라고 말했다.
제2기 세월호 특조위는 제1기 특조위 때부터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았던 강력한 조사권을 지녀야 한다는 데에도 이견이 없었다.
현재 활동에 들어간 세월호 선체조사위원회와 제2기 세월호 특조위와의 관계설정은 선체조사위가 내놓은 조사 결과를 제2기 특조위가 인계 받아 진상규명 활동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논의됐다. 이 변호사는 “제2기 특조위 출범은 입법이 필요한 부분이지만 선체조사위와 제2기 특조위 활동을 연결시켜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미수습자 수습은 세월호 참사를 통해 드러난 한국사회의 비정상성을 바로잡아 가는 필수 절차가 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세일 신부는 세월호 참사의 의미를 “국가의 비정상성이 사회의 공공성과 공공질서를 무너뜨린 사건”이라고 규정하고 “세월호 참사를 계기로 대형 참사가 났을 때 조작과 은폐를 반복할 수 없다는 역사적 교훈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치유와 화해를 말하는 것은 세월호 피해자들에게 더 큰 상처를 준다는 것도 이번 좌담회의 공통된 결론이었다. 정혜숙 위원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이 전혀 규명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치유를 말해서는 안 된다”며 “특조위 부활과 참사 진상규명이 우선”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대통령 탄핵을 가져온 ‘촛불’과 세월호의 관계에 대한 주장도 관심을 끌었다. 오 신부는 “촛불의 밑바닥에는 세월호에 미안해 하며 눈물 흘리는 국민들이 있고 불의한 정권을 교체해 더 정의로운 나라를 만들자는 국민적 욕구가 자리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이 변호사 역시 “세월호에서 촛불이 시작됐다”는 견해를 내놨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