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환경사목위, 가톨릭 에코 포럼 ‘…월성 1호기 문 닫아야 하는 까닭’
폐기물량 월등히 많은 노후 원전
내진 설계 약해 사고 위험 더 커
핵발전소 위험성 되짚어

3월 22일 열린 제24회 가톨릭 에코 포럼에서 서울 환경사목위원회 위원장 이재돈 신부(맨 오른쪽)가 인사말을 하고 있다.
지난 2월 7일 수명 연장 처분 취소 판결을 받은 핵발전소 월성1호기는 얼마나 위험한 것일까?
지금까지 월성 핵발전소의 중수로 4기에서 나온 핵쓰레기는 폐연료봉 39만 다발로, 국내 경수로 21기 모두에서 배출된 15만 다발보다 훨씬 많다. 방사성 물질인 삼중수소도 경수로에 비해서 30배 이상 배출됐다.
현재 원자력안전위원회와 한국수력원자력은 월성1호기의 수명 연장 취소 처분을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 발전소를 가동하고 있다. 또 판결에 불복해 항소심을 준비 중이다.
서울대교구 환경사목위원회(위원장 이재돈 신부)는 3월 22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강당에서 ‘노후 핵발전소 월성 1호기 문 닫아야 하는 까닭’을 짚어보는 제24회 가톨릭 에코포럼을 열었다.
포럼은 ‘월성1호기 수명 연장 취소 판결의 과정과 의미’ ‘원자력 공학자가 본 핵발전소의 위험’ 등 2개 발표로 진행됐다.
각 발표에서는 월성 1호기 문을 닫아야 하는 이유가 다양한 측면에서 제시됐다.
김영희 변호사(탈핵법률가모임 ‘해바라기’ 대표)는 첫 번째 발표에서 “소송에서 위법이라고 판단한 것만 5가지”라면서 “이는 곧 원안위(원자력안전위원회)가 일상적으로 해오던 ‘관행’들이 모두 불법이었음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어 “월성 1호기의 노후로 인한 위험성 뿐 아니라 지난해 9월 12일부터 올해 3월 11일까지 경주 지역에서만 총 594회의 지진이 발생한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월성1호기 부지 지반 자체가 지진에 취약한 이질 암반으로 구성돼 있고 내진 설계 수준도 낮아 엄청난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병섭 박사(원자력 안전과 미래 안전위원장)는 두 번째 발표를 통해 ‘원전 방사능 재난 종합 대책’ 개발 필요성을 강조했다.
한 박사는 “대부분의 공학자들은 원자력 에너지가 영구적인 에너지가 아님을 잘 알고, 그 위험성에 대해서도 알고 있다”면서 스스로를 ‘잠재적 탈핵자’라고 말했다. 이어 “공학자들이 제시하는 재난 시나리오는 기존에 발생한 일을 바탕으로 작성되는데, 실제 사고는 항상 기존의 예측을 벗어난다”며 “공학자들이 문제의 실상을 회피하지 말고 솔직하게 고백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