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 갤러리에서 열리는 ‘대구 근대화와 가톨릭’ 기획전에 전시될 사료들. 이돈수(가밀로)씨가 30여 년간 수집해 공개하는 것이다. 사진 박원희 기자
대구대교구 설정 100주년 기념 주교좌 범어대성당 봉헌 1주년을 기념하고 대구 지역 근대화와 함께 한 가톨릭교회를 되돌아보는 특별 기획전이 열린다. 대구에서는 처음으로 신자 개인이 장기간에 걸쳐 수집한 가톨릭 사료 수백 점을 대거 공개할 예정이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주임 장병배 신부)은 드망즈 갤러리(관장 이소영)에서 특별 기획전 ‘대구 근대화와 가톨릭’을 연다고 밝혔다. 기획전은 3월 3일(개장 오후 3시)부터 5월 7일까지 주교좌 범어대성당 내 드망즈 갤러리 제 1·2관에서 열린다.
전시는 크게 4가지 주제로 나눠 구성됐다. ▲가톨릭, 조선 근대화의 선봉에 서다 ▲대구교구, 근대화를 이끌다 ▲교회는 사회와 더불어 간다 ▲주님과 함께 유럽 교회로 간다 등이다. ‘대구와 근대화’라는 시각을 통해 가톨릭 수용에서부터 박해와 순교, 개항과 일제강점기를 아우르는 근대 가톨릭 역사 전반을 조망하는 것이다.
전시회는 흔히 대구 지역 근대화 과정을 표현할 때 ‘경제 근대화’에 머무르는 것에서 탈피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기획됐다. 물질에 앞서 ‘정신 근대화’를 이끌며 한국과 대구 근대화 중심에 우뚝 서 있었던 대구 가톨릭교회 역할을 집중 조명한다.
이 전시회에서는 이돈수(가밀로·51·021갤러리 관장)씨가 30여 년 동안 수집한 가톨릭 관련 사료 300여 점이 선보인다. 18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사료들은 국내외에서 제작된 고서적, 옛 사진, 엽서와 고지도 등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처음 공개되는 것도 상당수다.
수집품 중에는 1938~1942년 당시 대구대목구 2대 교구장을 지낸 문제만 주교가 신부들로부터 받은 그림엽서 70여 점과 문 주교가 직접 써서 프랑스로 보낸 편지 봉피(封皮) 56점이 처음 공개된다. 한글로 출판된 다양한 교리서와 서적, 서양에서 19세기 초반 석판화로 제작된 ‘십자가의 길’과 18세기 예루살렘 고지도 등도 전시된다.
전시회에서는 또 대구 가톨릭이 지나온 100년과 나아갈 100년을 상징하는 타임캡슐 제작 행사도 열리게 돼 흥미를 더한다. 카드나 나무판에 신자와 일반인들의 소망을 담은 그림을 그려넣고 드망즈 갤러리 내에 타임캡슐로 저장해 100년 후에 개봉하는 것이다. 드망즈 갤러리 이소영(카타리나) 관장은 “대구 지역은 물론 한국 근대화 과정에 지대한 역할을 한 가톨릭교회 역사를 짚어보고자 했다”며 전시회 의의를 소개했다.
주교좌 범어대성당 장병배 주임신부는 “이번 전시회가 과거 속에 스며있는 주님의 뜻을 다시 읽을 수 있는, 신앙을 새롭게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53-744-1394 대구대교구 주교좌 범어대성당 드망즈 갤러리
방준식 기자 bj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