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은 사순 시기를 맞아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에게 탐욕과 허영, 자만에서 벗어나 하느님 말씀 안에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회개의 삶을 살자고 당부했다.
교황은 올해 사순절을 맞아 ‘하느님 말씀은 선물입니다, 타인은 선물입니다’를 주제로 담화문을 발표했다. 교황은 담화를 통해 “사순 시기는 우리가 그리스도를 새롭게 만날 수 있는 가장 좋은 때”라면서 “말씀과 성사, 우리 이웃 안에 살아 계시는 그리스도”를 따르자고 권했다.
교황은 이번 담화에서 ‘부자와 라자로의 비유’(루카 16,19-31 참조)에 담긴 뜻도 설명했다.
교황은 “라자로는 우리에게 타인은 선물이라는 사실을 가르쳐 준다”면서 “우리에게 다가오는 모든 생명은 환대와 존중, 사랑을 받아 마땅하며 우리는 하느님 말씀을 통해 이들을 환대하고 사랑하게 된다”고 밝혔다.
특히 교황은 돈을 사랑한 부자가 허영과 자만이라는 죄에 빠져, 굶주리고 상처투성이인 라자로를 외면했던 일을 상기시켰다.
“부자는 하느님의 말씀을 경청하지 않았고 결국 하느님을 사랑하지 않게 되어 이웃을 경시했다”고 지적한 교황은, “말씀을 건네시는 하느님이라는 선물에 우리의 마음을 닫으면, 결국 우리도 우리의 형제자매라는 선물에 마음을 닫게 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교황은 “그리스도의 승리에 참여하도록 서로를 위해 기도하고, 취약한 이들과 가난한 이들에게 우리의 문을 열어, 부활의 기쁨을 온전하게 체험하고 증언할 수 있게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한편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도 사순메시지에서 신앙인들의 ‘회개’를 강조했다.
염 추기경은 ‘회개하여라, 하늘나라가 가까이 왔다’(마태 3,2)라는 제목의 사순메시지를 통해, “신자들이 먼저 이 사회에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고 있는지 반성해야 한다”면서 “우리 자신의 회개로 사회 전체가 새로운 모습으로 변화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염 추기경은 시국 사태와 관련해 “정치 경제적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는 상황에서 위기를 잘 극복하고 더 발전된 나라를 건설하기 위해서는 먼저 정치가를 비롯한 지도자들이 회개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염 추기경은 “사랑을 실천하는 것은 마음에서 우러나는 정성으로 다른 사람들에게 헌신하는 것”이라면서 “그리스도인들은 하느님 안에서 다른 사람들에 대한 사랑을 깨닫고, 다른 사람들에게 마음을 열어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특별히 하느님 말씀은 살아있는 힘으로 인간의 마음에 회개를 불러일으켜 인간이 다시 하느님을 향해 사랑을 실천하도록 이끈다”고 전하고, “사순 시기 동안 하느님 말씀을 더 가까이 그리고 더 자주 접하도록 노력하자”고 밝혔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