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본당 사목자들이 신자들의 내·외적 신앙생활 실태를 파악해 맞춤식 사목을 펼칠 수 있도록 돕는 ‘사목 진단 프로그램’이 나왔다.
주교회의 한국가톨릭사목연구소(소장 강우일 주교, 이하 사목연구소)는 최근 ‘한국교회 본당 사목지표’ 전산 프로그램을 실용화 단계까지 구축, 각 본당 사목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한다. 이에 따라 사목자들은 본당 실정에 맞춰 사목계획을 수립하고, 교회 가르침을 현장에서 구체적으로 ‘사목화’할 수 있는 기초 자료를 얻게 됐다.
‘한국교회 본당 사목지표’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가르침과 정신들이 각 본당에서 얼마나 사목적으로 표현되고 신자들 내면에서 구현되고 있는지를 가시적인 지표로 보여줌으로써, 새로운 복음화와 사목 활성화 방안을 모색할 수 있도록 돕는 ‘사목 진단 프로그램’이다.
특히 이 프로그램은 본당 신자들의 신앙의식과 신앙생활 전반을 파악할 수 있는 ‘내적 지표’를 포함해 그 가치를 더한다.
한국교회는 지금까지 신자 비율과 영세자율, 주일미사 참례율 등 사목행정 상 드러나는 외적인 통계는 꾸준히 파악해왔다. 하지만 친교의 공동체가 잘 이뤄지고 있는지, 복음 선포를 위한 양성과 신앙성숙 상황은 어떠한지 등 내적 복음화 현실을 알 수 있는 시스템은 갖추지 못했었다. 이에 따라 사목연구소는 2014년부터 3년여간 신자들의 내·외적 복음화 실태를 비교·분석할 수 있는 ‘지표화’ 작업을 진행해왔다.
나아가 이 프로그램은 한국 뿐 아니라 해외 각국 교회에서도 본당의 복음화 실태를 분석하는 데 활용될 전망이다. 사목연구소는 이미 필리핀에 위치한 ‘동아시아사목연구소’, 독일 보훔루르대학교, 교황청 전교기구 산하 ‘미시오 아헨’과 사목지표 연구 및 활용에 관한 공동 논의를 펼친 바 있다. 또 미시오 아헨 주관으로 형성된 ‘국제사목네트워크’를 통해 본당 사목지표 프로그램을 공유할 계획이다.
한편 사목연구소는 2월 8일 서울 중곡동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4층 강당에서 ‘한국 천주교회 본당 사목지표 연구 결과와 전산 프로그램 발표 워크숍’을 열고, 사목지표 활용 방안에 대한 설명과 프로그램 시연 시간을 가졌다.
이날 워크숍에 동참한 조규만 주교(원주교구장)는 “본당 사목의 신학적 준거를 찾는 노력이 쉽지 않은데, 제2차 바티칸공의회 4대 헌장을 준거로 삼은 것은 매우 긍정적인 부분”이라고 평가했다. 이어 “사목지표는 사목자들이 현장에서 더욱 열의를 갖고 활동하는 데 힘이 될 것”이라고 격려했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