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티칸 및 세계교회 소식이 앞으로 보다 빨리, 더 쉽고 정확하게 한국 신자들에게 전해질 전망이다.
바티칸방송(Radio Vatican) 한국지부가 서울대교구에 설치된다. 바티칸방송이 바티칸이 아닌 지역교회에 지부를 설립하는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바티칸방송 한국지부 책임은 서울대교구 홍보국장 허영엽 신부가 맡게 되며 교황청립 로마 한인신학원장 정의철 신부와 서울대교구 김남균 신부(로마 유학)가 로마 현지에서 한국 대표로서 활동하게 된다. 현재 서울대교구 측과 바티칸방송이 업무협약(MOU)을 위한 작업을 진행 중이며, 2월 중 체결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서울대교구는 별도의 실무진을 구성, MOU 체결과 동시에 번역 작업에서부터 업무가 가능하도록 준비에 착수할 예정이다. 최소한의 경비로 운영한다는 것이 기본 원칙이다. 프로그램 편성 면에서는 현재 바티칸방송의 30% 수준의 한국 기사 번역량을 60~90%로 늘리는 동시에 녹음을 통한 라디오와 영상 방송도 시도한다는 계획이다.
한국지부가 방송을 시작하면 그간 시차를 두고 접할 수 있었던 바티칸 및 세계교회 소식들을 보다 신속 정확하게 전달 받을 수 있게 된다. 정보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바티칸과 좀 더 긴밀하게 연결되는 효과를 기대해 볼 수 있다.
바티칸방송 한국지부 설립은 바티칸방송 측의 요청으로 비롯됐다. 2015년 한글날(10월 9일) 시작된 바티칸방송 한국어판(kr.radiovaticana.va)은 그간 바티칸 주재 한국대사관 및 한국 정부(외교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주교회의, 서울대교구 협조로 운영돼 왔다. 정부의 예산 지원으로 서울대교구에서 파견한 한영만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심교정)와 직원 1명이 한국어판을 제작했으나 2016년 12월말로 예산 보조가 종료되면서 방송국 측이 한국교회에 운영 문제를 타진해왔다.
한국지부 설치는 2016년 11월 개최된 아시아주교회의에서 교황청 홍보원 부원장 루치오 아드리안 루이스(Monsignor Lucio Adrian Ruiz) 몬시뇰과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의 만남으로 급물살을 탔다. 이후 2016년 12월 한국 주교회의 상임위원회가 서울대교구에 운영 방안 마련을 의뢰했고 교구가 이를 받아들임으로써 지부 설치가 결정됐다.
바티칸방송 한국지부 설치는 효율성과 비용절감 면에서 다른 지역 교회의 바티칸방송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허영엽 신부는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들이 교환되는 시대 상황 속에서 바티칸 소식을 한국지부를 통해 ‘바르고’ ‘빠르게’ 보도할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의미가 크다”고 밝히고 “교회 용어 등을 포함해서 교황님 메시지 등이 보다 정확하고 일관성 있게 신자들에게 전달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를 밝혔다.
바티칸방송은 ‘그리스도의 영광과 인간 영혼의 구원을 위해 라디오 전파를 통해 세상 끝까지 최고 목자의 음성을 들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1931년 설립된 교황청 부속 라디오 방송국이다. 현재 한국어를 포함 45개 언어로 방송되고 있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