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지하교회에서 활동하던 전주교구 임복만(바오로ㆍ82세) 신부가 50년간의 중국 교포 사목과 선교생활을 마감하고 12월 29일 영구 귀국했다.
이날 오후 1시 30분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중국 천진을 출발해 오후 5시30분 김포공항에 도착한 임 신부는 지병과 장기여행으로 지쳐 건강이 매우 좋지 않아 보였다.
일행과 함께 전주교구 관계자의 영접을 받은 임 신부는 곧바로 전주로 내려갔으며 오는 1월 2일 교구 신년하례식을 겸한 환영식에 참석할 예정이다.
지난 3월 8일 본보 1면에 보도돼 비상한 관심을 끌었던 「임복만 신부의 귀환」은 전주교구가 임 신부의 귀환 의사를 전해 들은 지난해 봄부터 조심스럽게 추진해와 근 2년 만에 극적으로 성사된 일이다.
최근 전주교구는 중국 현지로부터 임 신부의 출국을 위한 비자발급 등 준비가 완료되었으니 빨리 모셔가란 연락을 받고 12월 22일 박인호(교육국장) 이태주(관리국장) 신부를 중국으로 파견했으며 이들은 천진에서, 국내 여행사 관계자의 안내를 받아 북경과 하얼빈을 거쳐 임 신부가 살고 있는 설안으로 가 임 신부를 모셔오게 된 것이다.
그동안 임 신부는 가출옥 상태로서 중국 정부의 감시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왔고 호구(戶口ㆍ주민등록)가 없어 정상적인 법절차를 통해서는 출국이 어려운 상태로 알려져 있었는데 한 조선인 신자의 도움으로 출국이 가능하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임 신부의 귀환길에는 그동안 임 신부를 모시고 있던 조선인 신자 김 시몬ㆍ김 수산나 부부도 동행했는데 이는 전주교구가 그동안 임 신부를 모셔준 은혜에 답례의 뜻으로 초청하여 이뤄진 것이다. 이들 부부는 몇 달간 한국에 머문 후 돌아갈 예정이다.
91년 3월부터 중풍증세가 재발, 지금까지 누워서 지냈던 임 신부는 앞으로 약 1주일간 전북대병원에서 건강진단을 받고 고향 천호마을에서 몇 달간 요양한 후 수녀원서 운명하는 은퇴사제를 위한 양로원에서 생활할 예정이다. 임 신부는 그동안 중풍과 노환으로 건강이 좋지 않았으며 말을 하기가 어려운 상태였으나 최근 소식에 의하면 지팡이에 의지해 나들이 할 정도로 건강이 회복된 상태라고 한다.
임복만 신부는 그동안 건강상의 이유로 성무를 집행할 수 없었으며 이것이 임 신부가 귀환을 결심하게 된 동기로 알려져 있다.
임 신부를 모셔 오기 위해 휠체어도 가져간다는 박인호 신부는 출발에 앞서 『최근 중국 정부가 지하교회 단속을 강화하고 있다는 소식이 있어 무사히 임 신부님을 모실지 걱정이다』면서 『임 신부님을 모시고 천진에서 서울행 비행기를 타야 임 신부님의 귀환이 확실한 것』이라며 초조해하기도 했었다.
전주교구는 교구 설정 5년만인 1942년 교구 최초로 파견된 선교사제를 맞는 기쁨과 중국과의 국교 정상화 이후 대중국선교를 모색하고 있는 한국교회에 중국 지하교회의 실상을 알려줄 한국인 사제를 맞이한다는 점에서 큰 기대에 차 있다.
한편 임복만 신부의 귀국소식을 들은 임 신부의 동기생인 부산교구 은퇴사제 정재석(요셉ㆍ84세) 신부는 『소식이 없어 죽은 줄 알았더니 살아서 귀국한다니 참으로 반갑다』며 눈시울을 붉히고 『하느님의 보살핌에 감사한다. 죽기 전에 꼭 만나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보청기의 도움으로 간신히 의사소통을 할 수 있는 정 신부는 『임복만 신부는 공부도 잘 하고 착한 신학생이었다. 사제서품 때까지 우리 반의 반장을 지냈다. 그만큼 임 신부는 신학생 때부터 참 사제상을 엿보였던 모범적인 신부이다』라고 임복만 신부의 젊은 시절을 회고했다.
임 신부의 약력은 다음과 같다.
▲1911년=전북 완주군 소양면 출생 ▲1924년=대구 유스띠노 신학교 입학 ▲1935년=사제서품 ▲1942년=중국 선교사제로 파견 ▲1954~62년=흑룡강성 눈강성 산하 농장(수용소)에서 강제노역 ▲1963∼70년=하얼빈 목단강에서 사목활동 ▲1971∼80년=지하교회 활동 죄목으로 다시 체포돼 강제노역 ▲1981∼85년=다시 석방되어 하얼빈 근처 신자들의 집을 전전하며 사목활동 ▲1986년 이후=길림성 서란에서 생활
가장 많이 본 기사
기획연재물
- 길 위의 목자 양업, 다시 부치는 편지최양업 신부가 생전에 쓴 각종 서한을 중심으로 그가 길 위에서 만난 사람들과 사목 현장에서 겪은 사건들과 관련 성지를 돌아본다.
- 다시 돌아가도 이 길을한국교회 원로 주교들이 풀어가는 삶과 신앙 이야기
- 김도현 신부의 과학으로 하느님 알기양자물리학, 빅뱅 우주론, 네트워크 과학 등 현대 과학의 핵심 내용을 적용해 신앙을 이야기.
- 정희완 신부의 신학서원어렵게만 느껴지는 신학을 가톨릭문화와 신학연구소 소장 정희완 신부가 쉽게 풀이
- 우리 곁의 교회 박물관 산책서울대교구 성미술 담당 정웅모 에밀리오 신부가 전국 각 교구의 박물관을 직접 찾아가 깊이 잇는 글과 다양한 사진으로 전하는 이야기
- 전례와 상식으로 풀어보는 교회음악성 베네딕도 수도회 왜관수도원의 교회음악 전문가 이장규 아타나시오 신부와 교회음악의 세계로 들어가 봅니다.
- 홍성남 신부의 톡 쏘는 영성명쾌하고 논리적인 글을 통해 올바른 신앙생활에 도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