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 그리스도의 으뜸 사도로, 다른 사도들과 함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한 최초의 증인이며 초대 교황이었던 베드로 성인의 삶이 뮤지컬로 되살아난다.
가톨릭신문(사장 이기수 신부)은 4월 1일 창간 90주년을 맞아 창작 뮤지컬 ‘사도 베드로’를 무대에 올린다. 첫 무대는 4월 20일 대구대교구 주교좌범어대성당(주임 장병배 신부)에서 막이 오른다. 이후 올해 하반기까지 수원 광주 대전 부산 서울 등 전국에서 공연이 펼쳐질 예정이다.
‘사도 베드로’는 문화 창작의 토대가 부족한 한국교회 현실에서 교회 언론으로서는 처음 마련한 창작 뮤지컬이라는 데 적잖은 의미가 있다. 창작 뮤지컬 ‘이마고 데이’(imago dei)를 기획한 가톨릭문화기획 imd(대표 박우곤, 지도 서유석·현요안 신부)의 제작 연출이 돋보인다.
지난해 9월부터 6개월여의 기획 단계를 거친 ‘사도 베드로’는, 주님을 향한 베드로 사도의 신앙 여정이 여느 신앙인들과 같은 평범함에서 시작됐다는 면에 초점을 두고 있다. 유다인들 중에서 가장 먼저 예수 그리스도를 따라 나섰고 온전한 부르심을 받았지만 인간적인 고민으로 갈등하고, 두려움에 주님을 배신하는 연약한 모습이 바로 이 순간 ‘나’와 같다는 점이 부각됐다.
가톨릭신문이 창간 90주년의 의미를 담아 베드로 사도의 삶을 뮤지컬로 선택한 것도 바로 이 같은 점 때문이다. 한국교회와 사회의 근대사를 함께해 온 가톨릭신문 90년의 여정 역시 많은 어려움과 도전 속에서도 주님을 놓치지 않으려 새롭게 일어섰던 베드로 사도와 맞닿아 있다.
이처럼 아무 준비도 없었고 우리처럼 인간적으로 나약한 베드로가 어떻게 예수님의 사도로 변화되고 예수님께 사랑과 충성을 바칠 수 있는 인물로 성장하는지 살펴보는 것은 뮤지컬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다.
세미 뮤지컬 형식으로 전개될 ‘사도 베드로’는 베드로가 갈릴래아 호수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만나는 장면으로 시작해 순교하기까지 총 20개의 장면으로 구성된다. 세미 뮤지컬이라는 장르 특성을 살려 대사 위주의 극에 6~7개의 창작 노래가 가미될 예정이다.
가톨릭신문은 전국 공연과 함께 각 본당, 기관 단체의 신청을 통한 직접 방문 공연도 계획 중이다. 이는 신자들을 먼저 찾아 나서는, ‘찾아가는 공연’의 뜻과 함께 더 많은 이들이 베드로의 삶과 신앙을 묵상하며 자신의 신앙을 성찰해 보도록 하는 재교육적인 의미가 크다. 기획에서부터 일회성이 아닌 장기 공연으로 준비된 점과 효율적인 규모로 더 많은 신자들을 만날 수 있는 세미 뮤지컬 형식이 도입된 것도 같은 배경에서다.
이기수 사장 신부는 “처음에는 불완전하고 나약했지만 결국 회개의 눈물을 흘리고 죽음으로써 예수님을 증거한 베드로 사도는 이 시대를 사는 신앙인들에게 하나의 희망을 보여주는 제자의 모습”이라며 “여러 가지로 어려운 시대를 살아가는 교회에 격려의 메시지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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