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 속 작은 정성으로 나눔의 큰 기적 이뤄요”
‘하루에 100원, 한 달에 3000원 기부’ 서울 상계2동본당 ‘3000운동’ 아시나요?
홀몸 어르신·장애인 가정에 반찬 나눔
어려운 이웃 위한 의료·생계비 지원도
4년째 꾸준한 나눔…지역 복음화 기여
“하루에 100원, 한 달에 3000원을 모아 후원해주시면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에게 반찬을 나누어 줄 수 있습니다.”
매주 주일 미사 전후 서울 상계2동성당 앞 카리타스 후원회 접수대에는 신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동전이 그득한 저금통을 내놓는 이부터, 만 원짜리 지폐를 내놓는 이까지 모습도 다양하다. ‘하루에 100원, 한 달에 3000원을 모아’ 도움이 필요한 어려운 이웃과 나누는 ‘3000운동’에 동참한 신자들의 나눔 현장, 지난 2014년부터 4년째 어김없이 이어지는 풍경이다.
서울 상계2동본당(주임 한재석 신부)이 펼치고 있는 ‘3000운동’은 하루 100원이라는 일상 속 나눔을 통해 그리스도의 사랑을 실천하는 장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서울 상계2동본당 신자들이 3000운동 회원카드를 들어보이고 있다.
3000운동 회원으로 등록한 신자들은 매달 약정한 금액을 기부함으로써 사랑을 실천한다. 약정 금액보다 더 기부하는 이들도 적잖다. 그 결과 ‘3000운동’ 사랑의 저금통에는 매달 어김없이 50~60만 원의 성금이 쌓인다.
3000운동을 통해 모인 성금은 본당에서 펼치고 있는 ‘홀몸 어르신 및 장애인 가정 등을 위한 사랑의 반찬 나눔’ 사업과 어려운 이웃의 의료비, 생계비 등을 지원하는 데 쓰인다.
신자들의 관심 속에 일상적인 나눔운동으로 자리 잡은 3000운동은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회원이 80~90명에 불과했다. 지금은 136명에 이르는 회원들이 그리스도 사랑의 전령이 되고 있다.
주일 미사 전후 신자들은 3000운동 회원으로 새로 가입하기도 하고 몇 달치 성금을 미리 내기도 한다.
미사 전 회원으로 가입한 송미례(세실리아·52)씨는 “지난해까지는 한꺼번에 후원을 했지만 다달이 꾸준하게 후원하는 것이 나을 것 같아 3000운동 회원으로 등록했다”며 소액이지만 꾸준한 후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3000운동은 이제 대를 이어가는 운동이 되고 있다. 온 가족이 회원이 돼 기부활동에 나서기도 하고 가족 중 선종자가 생기면 그 자리를 다른 가족이 채우기도 한다. 가정 안에서부터 나눔의 중요성을 되새기고 실천하는 교육의 장이 된 셈이다.
본당 사목협의회 이용식(요아킴·64) 총회장은 “3000운동을 시작할 때는 저금통을 나눠드렸다. 하루에 100원씩 모으라는 의미였다”면서 “경제 사정이 넉넉지 않은 어르신들도 적은 금액이지만 좋은 데 쓰인다며 후원 의미를 남다르게 여긴다”고 밝혔다.
본당 사목자들도 미사 강론 때 이웃 사랑을 강조함으로써 3000운동을 직간접적으로 지원하는 일에 힘을 보탠다.
본당 주임 한재석 신부는 “신자들이 자발적으로 꾸준히 모금 운동에 참여하는 것이 자랑스럽다”면서 3000운동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본당 사회사목분과 재정팀장 최경애(사비나·58)씨는 “지난해 1년간 650여만 원의 성금이 걷혀 이 돈으로 반찬 나눔 전체 사업비의 1/3 이상을 충당했다”고 밝혔다.
이러한 사랑이 밑거름이 됐을까, 상계2동본당의 ‘홀몸 어르신 및 장애인 가정 등을 위한 사랑의 반찬 나눔’은 10여 년째 이어지며 지역사회 복음화에도 한몫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