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특별시립 은평의마을 직원들과 토마스의 집 직원들이 지난해 12월 28일 영등포역 파출소 건너편에서 노숙인들에게 빵과 차, 컵라면을 나눠주고 있다.
영하 8도의 매서운 추위가 하루 종일 위세를 떨친 지난해 12월 28일. 수그러들지 않는 한파에도 밤 9시 무렵 서울 영등포역 파출소 건너편에는 노숙자들이 삼삼오오 모여들었다. 매주 수요일 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이사장 유경촌 주교)가 영등포역에서 노숙인 돌봄 활동을 펼치기 때문이다.
이날 노숙인 돌봄을 담당한 성인남성 노숙인 생활시설 서울특별시립 은평의마을(시설장 이향배 수녀, 이하 은평의 마을) 직원들과 노숙인 무료급식소 토마스의 집(책임자 김종국 신부) 직원들은 컵라면과 생강차, 빵 등을 마련해놓고 찾아오는 노숙인에게 준비한 음식을 나눠줬다.
종교계노숙인지원민관협력네트워크 강민수 간사는 “겨울철에 이뤄지는 종교단체의 노숙인 돌봄 활동은 노숙인들이 당장의 배고픔과 추위를 해결할 수 있는 긴급구호사업의 의미가 있다”며 노숙인 돌봄 활동의 의의를 설명했다.
은평의마을 이향배 수녀는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가 진행하는 노숙인 돌봄 활동은 긴급구호활동을 넘어 건강 문제 등 긴급 지원이 필요한 노숙인이 있으면 본인 동의를 거쳐 시설에 입소하도록 신속하게 절차를 진행한다”고 밝혔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는 지난해 11월 30일부터 올해 2월 22일까지 월요일에는 서울 을지로 일대, 수요일엔 영등포역 일대를 돌며 노숙인 돌봄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 예수의 꽃동네유지재단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역 지하보도에서 꽃동네 이사장 오웅진 신부와 사제단이 노숙인을 위한 송년미사를 집전하고 있다.
예수의꽃동네유지재단(이사장 오웅진, 이하 꽃동네)은 지난해 12월 27일 서울역 지하보도에서 노숙인과 함께 오웅진 신부 주례로 미사를 봉헌하고 참석한 노숙인들에게 점퍼를 나눠줬다.
1200여 명의 노숙인이 참여한 이날 미사에서 오 신부는 “자기가 가진 것을 주는 사람은 부자다. 혹시 오늘 점퍼를 받고 여유가 생긴다면 더 어려운 사람에게 나눠주면 좋겠다. 남을 위해 사는 것이 자기 자신을 위해 사는 것이다”면서 노숙인들에게 나눔을 실천하도록 격려했다.
미사가 끝난 뒤 예수의 꽃동네 형제회, 자매회의 수도자들은 1200명이 넘는 노숙인들이 좁은 공간에서 질서 있게 점퍼를 받아갈 수 있도록 미사 전부터 비표를 나눠주며 자리를 정리하는 등 노숙인과 행인의 안전을 위해 노력했다.
꽃동네는 서울역 노숙인을 위해서 2000벌의 점퍼를 준비했으며 미사 뒤 남은 점퍼는 노숙인을 직접 방문해 나눠주기로 했다.
조지혜 기자 sgk9547@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