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천주교 평신도사도직단체협의회(회장 권길중, 담당 조성풍 신부, 이하 한국평협)는 11월 25일 제33회 가톨릭대상 최종 심사회의를 열어 사랑부문에 조봉숙(데레사·85) 간호사, 문화부문에 조정래(43) 감독, 정의평화부문에 김선실(데레사·60) 여성운동가를 각각 선정했다. 시상식은 12월 13일 오후 6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열린다.
40년간 헌신적인 봉사활동을 해온 간호사 조봉숙씨는 병인박해 때 피난한 천주교 집안의 후손으로 평생 간호사로 살아가면서 1976년부터 충북 음성 꽃동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왔다. 여의도성모병원에서 정년퇴직 뒤 1987년부터 본격적으로 섬기는 삶을 시작했다. 꽃동네 의무실 봉사와 여생이 얼마 남지 않은 노인들을 보살피는 호스피스 시설 ‘구원의 집’에서 봉사해 왔으며 2002년에는 자신의 전 재산 2억 원을 모교인 가톨릭대 간호대와 꽃동네 현도사회복지대학 장학기금으로 기부했다.
현재는 왼발을 스스로 움직일 수 없어 자리에 앉을 때마다 손으로 들어 옮겨야 하고 백내장과 녹내장까지 앓고 있는 상황에서도 꽃동네 병원 중앙공급실 의료 소모품 제작을 도우며 여생을 보내고 있다. 항구한 열정과 진심어린 봉사의 정신이 모범이 돼 사랑부문에 선정됐다.
영화감독 조정래씨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사실적으로 묘사해 세상에 알린 영화 ‘귀향’을 2002년 위안부 할머니들을 만나 기획하면서부터 14년 동안 영화 제작에 매달렸다.
영화 ‘귀향’은 1940년대 일본에 강제로 끌려간 강일출 할머니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했으며 13년 동안 각국에서 모금된 제작비와 국내 스토리펀딩을 통해 모인 돈으로 제작을 마치고 2016년 봄 개봉해 큰 반향을 일으켰다. 현재는 일본군 위안부의 실상을 알리고자 전 세계를 돌며 상영회를 실시하고 있다.
그는 ‘파울볼’이나 ‘두레소리’와 같이 현 시대 안에서 벌어지는 소외와 갈등의 사실적 소재를 담은 영화 제작을 통해 따뜻한 인간 승리를 보여주는 작품들로 세상을 바꾸는 문화를 만들어가는 감독으로 높게 평가됐다.
24년 동안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과 함께해 온 여성 운동가 김선실씨는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 공동대표이자 정대협 산하 전쟁과여성인권박물관 관장으로 여성들의 애환을 나눠왔다.
1992년 우연한 기회에 일본군 위안부 할머니들이 겪은 참상을 알게 된 그는 1993년 가톨릭여성신학모임을 통해 평신도가 주축이 되는 ‘새 세상을 여는 천주교 여성 공동체’를 창립했다. 이 공동체에서 활동하면서 위안부 문제 해결을 위한 수요 집회에 참석해 할머니들과 함께 일본 정부와 국제사회를 향해 일본군 위안부가 전쟁 범죄임을 인정하고 사죄할 것을 촉구하는 등의 활발한 활동을 전개해 수상에 이르게 됐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