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생태 운동을 지속적으로 실천하기 위해서는 각 본당마다 생태 환경 분과나 활동 단체를 구성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또 전례 안에서 생태적 회심과 실천을 이끄는 기도와 독서, 성가 등 전례적 요소들을 계발해야 한다는 의견도 발표됐다.
주교회의 생태환경위원회(위원장 강우일 주교, 이하 생태환경위)는 12월 5일 오후 2시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3층 강당에서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사목과의 연계’를 주제로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번 심포지엄은 생태환경위가 설립된 후 처음 마련한 심포지엄이다. 특히 회칙 내용을 구체적으로 실천하는 노력으로, 본당에서의 생태 환경 운동 활성화 방안들을 모색해 의미를 더했다.
심포지엄은 ‘전례 안에서 피조물 보호를 위한 기도’와 ‘회칙 「찬미받으소서」와 본당 사목과의 연계’를 주제로 한 발표, 생태 운동 모범 사례 소개 등으로 진행됐다.
윤순심 수녀(예수의 까리따스 수녀회)는 발제를 통해 본당에서 ‘생태 영성 살이’를 지속적으로 전개하기 위해서는 교구 생태환경위원회와 함께 각 본당마다 생태사도직단체로서 ‘생태 환경 분과’나 활동 단체를 구성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윤 수녀는 하지만 지금까지의 경험으로 볼 때, “성직자 중심의 사목 구조에서는 사목의 지속성이 확보되기 힘들다”고 지적하고, “평신도와 사제와의 수평적 사목 구조로의 변화, 평신도 중심의 교회를 지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 “지금까지의 가톨릭 생태 운동이 뜻있는 사목자 개인의 외침이었다면, 이제는 한국교회 전체가 하나의 ‘녹색교회’로서 고유한 목소리를 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윤종식 신부(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전례학 교수)는 “전례의 여러 부분에서 피조물에 관한 교회의 인식 변화를 볼 수 있다”면서 “전례 안에서는 피조물도 인간과 함께 하느님을 찬미하고, 성령께서 인간뿐 아니라 피조물도 살리고 거룩하게 하며, 인간은 피조물을 돌볼 사명을 부여받았다는 것이 드러난다”고 설명했다.
윤 신부는 또한 “아직은 전례와 기도문들 안에서 창조질서 보존에 대한 내용들이 풍부하지 않은 것이 사실”이라고 덧붙이고, 보편기도 지향에 피조물의 보호나 생태 환경 보전에 대한 기도를 포함하거나, 생태 관련 성경 구절을 1·2독서 후에 추가하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제안했다. 특히 전례에 활용 가능한 생태 환경 보전 주제의 성가들도 새로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사례발표 시간에는 제11회 가톨릭 환경상 대상과 장려상을 각각 수상한 최지현(마리아 막달레나·광주환경운동연합 사무처장)씨와 수원 고등동성당 소화유치원이 생태 운동에 관해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는 「찬미받으소서」 주일학교 교육용 영상 자료도 소개됐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