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 노인 사목 심포지엄
‘한국 노인의 현실과 문제-교회의 사목적인 해결 방안 모색’ 주제
교회, 노인들에게 삶의 의미 찾아줘야
삶의 만족도 비신자 비해 낮아
장기적·체계적 사목 방향 필요
평신도 중심 노인사목 중요

11월 23일 ‘한국 노인의 현실과 문제…’를 주제로 열린 가톨릭 노인 사목 심포지엄.
가톨릭신자 노인들이 처한 현실과 그들이 겪는 문제가 한국 일반 노인들의 경우와 크게 다르지 않을 뿐만 아니라, 삶의 가치와 의미 등 정신적인 측면에서는 오히려 신자 노인들의 만족도가 비신자 노인들보다 낮다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올바른 노인사목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사목자들의 인식 개선은 물론, 성직자가 아닌 평신도가 사목 주체가 되고 사목 현장 역시 본당의 울타리를 넘어서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 같은 지적들은 주교회의 평신도사도직위원회(위원장 조규만 주교)가 주최하고, 서울대교구 사목국(국장 조성풍 신부)이 주관한 ‘2016년 가톨릭 노인 사목 심포지엄’에서 나왔다.
11월 23일 서울 명동 가톨릭회관 1층 대강당에서 ‘한국 노인의 현실과 문제-교회의 사목적인 해결 방안 모색’을 주제로 열린 이번 심포지엄은 사회·복지, 교육·문화, 신앙·영성 등 각 영역에서의 사목적 대안들을 모색하는 장으로 관심을 모았다.
특히 김문태 교수(서울디지털대학교 교양학과)는 ‘한국 노인의 현실과 문제–교회의 사목적인 해결 방향 모색:신앙과 영성’을 주제로 한 발제에서 ‘2014년 생명과 가정에 관한 설문 조사 결과 보고서’인 「생명과 가정」(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15) 등을 인용, 신자 노인들의 현실과 문제를 지적했다.
이어 60세 이상 신자 노인들의 경우, “삶의 의미 상실 및 삶 자체와 자신의 능력에 대한 회의가 비신자 노인들에 비해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면서 “신자 노인들은 종교와 신앙을 가장 중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정신적 측면에서 비신자 노인들보다 만족하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교수는 이러한 상황을 고려할 때 “교회가 노인들에게 ‘실존적 의미와 삶의 의미를 제공하는 역할을 제대로 못하거나, 노인 신자들이 교회 안에서 그러한 기능을 찾지 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교리와 전례 교육 강화, 다양한 신심 활동, 봉사 활동 참여 기회 확대 등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하고, “장기적이고 체계적인 노인 사목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심포지엄에서는 성직자 중심, 본당 중심의 노인 사목에서 탈피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
변승식 신부(의정부교구 고양동본당 주임)는 교육 및 문화적 영역의 사목 방안을 다룬 발제에 대한 논평을 통해, “노인사목의 주체는 성직자가 아니라 평신도가 돼야 하고, 노인사목의 현장 역시 본당에 국한되지 않고 집과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등으로 확대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변 신부는 나아가 평신도 사도들을 양성하고, 평신도 중심의 사목으로 전환하는 근본적인 변화야말로 “노인사목뿐만 아니라 가정사목과 청소년사목 등 각 분야의 사목과 복음화를 위한 필수적 요청”이라고 전했다.
다양한 노인 사목 정책과 대안들이 제시된 이날 심포지엄에서 모든 발표·논평자들은 노인사목의 중장기적인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급선무라는 데 공감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