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핵발전의 해악을 경험한 일본교회가 전 세계를 향해 핵발전 철폐를 호소했다.
일본 주교회의(의장 다카미 미츠아키 대주교)는 지난 11월 11일 ‘원자력 발전의 철폐를!-후쿠시마 원자력 발전소 사고 5년 반 후 일본 가톨릭교회의 제언’이라는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했다.
특히 일본교회 주교단은 이 성명서를 ‘지구라는 공동체의 집에 사는 모든 이에게’ 보낸 메시지라고 밝혔다.
주교단은 이 성명서에서 우선 핵발전 철폐를 위한 국제연대를 당부했다. 이어 인류가 아직 핵폐기물 처리 기술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 핵발전소 사고 시 시민들의 생활이 파괴되며 이로 인한 환경피해는 국경과 세대를 넘어선다는 점 등을 지적하고, 전 세계 각국이 핵발전소 운영을 즉각 중단할 것을 촉구했다.
일본 주교단은 지난 2011년 11월에도 메시지를 발표, 가톨릭교회의 입장에서 핵발전의 위험을 알리고 폐지를 호소한 바 있다. 당시 주교들은 핵발전 안전신화의 허위성, 핵폐기물 보관 책임을 후대에 미루는 윤리적 문제점 등을 구체적으로 지적했다. 또 주교회의 명의로 「핵발전 폐지: 일본 가톨릭교회의 요청」이라는 책자를 제작, 배포하고 정부에 핵발전 포기를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일본 정부는 2011년 사고 후 사용이 정지됐던 원자로를 2014년부터 재가동하기 시작했고, 추가 핵발전소 건설과 핵발전 기술의 해외 수출을 적극 추진 중이다.
이에 일본 주교단은 “경제적 발전만을 집요하게 추구하는 정부와 재계, 관료라는 핵발전 추진 세력의 힘에 대항하기는 그리 쉽지 않다”면서, 그 대안으로 국제적 연대를 호소했다.
아울러 “지구라는 ‘공동의 집’에 사는 모든 이에게 먼저 손잡고 일어나 연대하기를 호소한다”면서, “이를 위해 우선 가톨릭교회의 연대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특히 일본 주교단은 각국 주교단이 핵발전의 위험성을 고려해 그 옳고 그름을 복음적 입장에서 논의해 주기를 요구했다. 이와 관련한 모범 사례로는 한국 주교단이 지난 2013년 발표한 ‘핵기술과 교회의 가르침–핵발전에 대한 한국 천주교회의 성찰’을 제시했다.
아울러 일본 주교단은 “그리스도인은 인류 ‘공동의 집’인 지구를 계속 보호하고 지켜야 할 의무가 있다”면서 “이미 핵 에너지를 이용하고 있는 국가들이 선택해야 할 길은 핵발전의 폐지”라고 강조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