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각 교구들은 11월 13일 일제히 각 주교좌성당과 성지 등에서 ‘자비의 특별 희년’ 폐막 미사를 거행하고, 하느님의 자비를 간직하고 지속적으로 실천하는 데 더욱 힘써나갈 것을 다짐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낮 12시 서울 명동대성당에서 봉헌된 폐막미사에서 성문을 닫는 예식을 거행하고 “자비의 희년은 끝나지만 하느님 아버지께서 우리에게 끊임없이 베푸시는 자비의 마음을 간직하고 일상생활에서 실천하며 살아가고 이웃을 위로하는 일은 지속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2015년 12월 8일 제2차 바티칸공의회 폐막 50주년 기념일부터 시작해 올해 11월 20일 그리스도 왕 대축일까지 1년간을 ‘자비의 특별 희년’으로 선포, 모든 그리스도인들이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의 표지가 될 것을 성찰하고 다짐하는 기간으로 삼았다.
이에 따라, 보편교회는 11월 20일 폐막 미사에 이어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당의 성문을 닫음으로써 희년을 마감했다. 각 지역교회는 이에 앞선 11월 13일 폐막미사를 거행했다.
한국교회에서는 대구·광주대교구 등 20일 폐막미사를 거행하는 5개 교구를 제외한 전국 각 교구가 13일 폐막미사를 봉헌했다.
염수정 추기경은 “지난 한 해 동안 교황님의 지향에 따라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로움을 생활 속에서 드러내고자 노력한 교형자매 여러분께 감사드린다”면서 “하느님 아버지의 자비하심을 믿고 끊임없이 용서를 청하며 신앙 안에서 이웃과 하나 되어 살아가야 한다”고 전했다.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대전 대흥동주교좌성당에서 폐막미사를 봉헌하고 “자비의 희년을 맞아 스스로 더 자비로워졌는가를 물어봐야 한다”고 지적하고, “스스로 자비로워졌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하고, 스스로 변화되고 쇄신되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유 주교는 이어 혼란스러운 국내 정치 상황에 대해 개탄하고 “우리나라의 어려움에 대해 기도하면서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것이 그리스도인의 중요한 임무”라고 말했다.
안동교구장 권혁주 주교는 안동 목성동주교좌성당에서 봉헌한 폐막미사 강론에서 “지난 1년 동안 자비의 문을 드나들며 구체적으로 체험한 주님의 자비를, 이제 자비를 갈망하는 이들에게 전하기 위해 밖으로 나가야 한다”며 “자비의 문은 닫히지만 받은 자비를 이웃에게 전하기 위해서 마음의 문은 활짝 열어젖혀야 할 것”이라고 권했다.
한편 주교회의 의장 김희중 대주교(광주대교구장)는 가톨릭신문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희년 폐막 이후에도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스스로 자신을 솔직하게 성찰하고 하느님께 용서를 청하는 자세를 가짐으로써 자비를 체험하기 위해서 노력해야 한다”면서 “스스로 체험한 자비야말로 이웃에게 자비를 드러내고 전하는 힘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