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루터교, ‘완전한 일치’ 노력 다짐
프란치스코 교황·무닙 유난 루터교세계연맹 의장, 스웨덴 루터교 대성당서 공동성명
“지속적인 대화로 신뢰 쌓고 함께 성찬례 참여하게 되길”
가톨릭교회와 루터교가 완전한 일치를 위해 대화를 지속할 것을 다짐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이로써 이미 50여 년간 대화를 통해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 등 굵직한 일치운동 결과를 내놓은 양 교회의 일치행보가 한 발짝 더 앞으로 나아가게 됐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지난 10월 31일 스웨덴 룬드의 루터교 대성당에서 열린 그리스도교 일치를 위한 기도회에 참례하고 성명서를 발표했다. 루터교를 대표해서는 루터교세계연맹 의장 무닙 유난 감독이 서명했다. 루터교는 1517년 마틴 루터의 종교개혁에 뿌리를 두고 있으며, 전 세계 98개국에 7200만 명의 신자를 둔 개신교 최대 교단이다.
양 교회는 성명서에서 “우리를 분열시키는 것보다 일치시키는 것이 더 크다는 것을 확인했다”면서 “지난 50년 동안 교회일치를 위한 지속적인 대화를 통해, 차이점을 극복하고 상호이해와 신뢰를 쌓아왔다”고 전했다. 이어 “동시에 우리는 고통 받으며 박해받고 있는 이웃을 위해 함께 봉사하며 서로 더욱 가까워졌다”면서 “이 같은 대화와 공동의 증거의 활동을 통해 우리는 더 이상 이방인이 아님을 확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양 교회는 종교개혁이 가져다 준 영적, 신학적 선물에 대해 깊은 감사를 표시하면서도, 종교개혁이 그리스도가 세운 교회의 일치에 상처를 주었다는 사실을 반성했다.
교황과 유난 감독은 이날 “편견과 분쟁이 신학적 차이를 낳았고, 종교는 정치 도구가 됐다”면서 “우리는 서로의 생각을 흐리게 만드는 상처와 기억의 치유를 위해 기도하며, 종교의 이름으로 자행됐던 모든 증오와 폭력을 강력하게 거부한다”고 다짐했다.
아울러 양 교회 지도자들은 가톨릭교회와 루터교의 일치를 가로막는 남아있는 장애물을 제거하기 위해 노력할 것을 다짐했다. 우선 이들은 가톨릭신자와 루터교 신자들이 함께 성찬례에 참여해 완전한 일치를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기로 했다. 이와 관련해서는 “우리 공동체의 많은 이들은 완전한 일치의 구체적인 표현으로서 한 식탁에서 성체를 모시기를 간절히 바라고 있다”면서 그리스도 안에 하나 되기를 바라는 신자들의 영적 목마름과 배고픔이 그리스도의 몸인 성체를 통해 치유되길 갈망한다고 밝혔다.
가톨릭교회와 루터교는 1967년부터 구체적인 대화와 신학적 교류를 시작한 바 있다. 이런 노력은 1999년 ‘의화 교리에 관한 공동선언’으로 이어졌다. 이 공동선언은 특히 가톨릭교회와 루터교의 대화는 ‘구원’을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종식시키고 교회 일치를 위한 새로운 걸음을 내딛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후 감리교도 이 공동선언에 동참한 바 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