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 말씀을 읽고, 듣고, 묵상하고 이를 컬러링(색칠 작업)으로 표현하는 과정을 통해 관상 기도에까지 이르도록 안내하는 ‘성화 기도 여정’ 시리즈가 생활성서사에서 나왔다.
전 5권으로 구성된 시리즈의 첫 권인 「예수님의 일생」(생활성서사 엮음/캐서린 소트닉 그림/128쪽/1만5000원)은 예수님의 탄생 예고부터 성령 강림까지 예수님의 전 생애를 순서대로 색칠하고 기도하는 컬러링 북이다. 책 안에 포함된 총 58개의 그림은 대부분 화면 구성이 빼어난 성화의 밑그림을 바탕으로 색칠하기 편안한 밑그림 형태로 재구성했다. 각 성화의 원화에 대한 정보도 책 말미에 첨부해 흥미를 더해준다.
대개 ‘색칠하기’는 유아나 초등학교 저학년 어린이들만을 위한 것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컬러링’은 현대인들 마음 치유와 안정, 깊은 성찰을 위해 자주 사용되는 기법이다.
추천사를 쓴 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위원장 손삼석 주교는 “컬러링을 통해 성화를 만나는 경험은, 성경을 봉독하고 필사하는 과정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성경의 장면장면을 시각적으로 분명히 기억하고 이해하도록 도와줄 것”이라고 전했다.
책의 구성을 보면, 컬러링을 통한 성숙한 기도의 방법을 제시하기 위한 배려가 돋보인다. 우선 각 과는 양면으로 구성했다. 왼쪽에는 성화의 제목과 관련 성경 말씀, 그리고 메모할 수 있는 공간이 있다. 오른쪽에는 색칠할 수 있는 성화와 색칠할 때 들을 수 있는 음원과 연결된 QR 코드가 있다.
먼저 성령께 기도를 바친 뒤, 오늘의 성경 말씀을 마주한다. 말씀을 읽고 묵상을 쓰면서 새긴 뒤, 오른편으로 넘어가 QR코드를 활용해 음악을 들으면서 성화를 색칠한다. 이후 묵상한 내용을 기도로 표현하고, 그룹으로 작업한 경우 함께 나눔의 시간까지 가질 수 있다. 한 과를 소화하는데 대략 1시간 내지 1시간 30분 정도가 소요된다.
23과 ‘잠잠해져라’ 편을 묵상한 프로그램 참석자들은 이렇게 말하고 있다.
“색칠하는 동안, ‘주님 살려주십시오’ 하면서도 주님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난간을 붙잡고 있는 내 모습을 바라보게 되었다.”(강명숙 레지나)
“예수님은 보이지 않고 오로지 풍랑만 보인다. 늘 다른 건 보지 않고 걱정만, 근심만 보는 자신을 보았다.”(김정희 크리스티나)
기도와 묵상에 서툰 신자들의 경우, 특별히 성화 기도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머릿속에서 희미하게 그려지는 예수님의 일생은 스스로 직접 색을 입히는 컬러링의 과정을 통해 더욱 선명하게 손과 눈으로 그려질 것이고, 그렇게 예수님의 가르침은 이미지화 되어 기억된다.
‘성화 기도 여정’ 시리즈는 ‘예수님의 일생’ 외에 ‘성모 호칭 기도’, ‘예수 성심 호칭 기도’, ‘성인들과의 통공’, 그리고 ‘하느님의 어머니’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