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주교회의 순례단, 전국 성지·문화유적 방문
선교사 발자취 되짚으며 형제적 우애 나눠
한국 소공동체·사제양성·청년사목에 각별한 관심 보여
프랑스 주교회의 순례단이 한국에서 활동한 프랑스 선교사들 발자취를 되짚어보며 한국교회와 프랑스교회는 피를 나눈 형제교회임을 확인했다.
프랑스 순례단은 10월 14~23일 방한, 프랑스 선교사들이 순교한 갈매못순교성지와 새남터순교성지 등을 순례했다. 순례단은 이번 한국 방문을 통해 한국교회 성장을 위해 힘쓴 프랑스 선교사들의 역할을 확인하고, 형제교회로서 한국교회와 우호관계 속에서 서로 협력할 것을 다짐했다.
이번 한국 순례는 프랑스 주교회의(의장 조르주 퐁티에 대주교)가 병인순교 150주년과 한불수호조약 체결 130주년을 맞아 마련했다. 순례단은 단장 보르도대교구장 장-피에르 리카르 추기경과 주교 5명을 포함해 모두 66명으로 구성됐다.
한국교회도 주교회의 차원에서 순례단을 맞이했으며, 특히 20일 서울대교구청에서 한국-프랑스 주교단 간담회를 마련했다. 이 간담회를 통해 양국 교회는 각자가 처한 상황을 설명하고, 사목적 난관 해소를 위한 방안을 함께 모색했다. 이 자리에서 프랑스 주교들은 한국의 소공동체 운동과 사제성소 발굴과 양성, 청년사목에 각별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서울대교구장 염수정 추기경은 20일 명동대성당에서 프랑스 주교단과 공동집전한 미사 강론을 통해 “한국교회는 프랑스 선교사들의 희생으로 신앙을 꽃피우게 됐고, 보편교회와 일치할 수 있었다”면서 “피를 나눈 형제교회로서 프랑스교회와의 나눔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순례단을 이끈 리카르 추기경은 “우리는 프랑스 선교사들과 한국 순교자들을 통해 같은 경험을 나누고 있다”면서 “어떤 역경에서도 서로 힘을 모아 다함께 하느님 자비를 증거하는 선교사로 세상에 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프랑스 선교사들은 1831년 조선대목구 설립 이래 한국교회와 밀접한 관련을 맺어왔다. 박해시기 12명의 선교사들이 순교했으며, 이 중 10명이 지난 1984년 한국 순교성인들과 함께 시성됐다.
다블뤼 주교의 후손인 위그 모렐 다를뤼 신부는 “이번 방문을 통해 한국교회와 한국에 대해 더 많이 알게 됐다”면서 “한국교회는 프랑스교회의 자매교회이며, 이제는 맏딸(프랑스교회)이 차지하고 있던 하느님의 사랑을 한껏 받고 있는 것 같다”고 부러움을 전했다.
한편 프랑스 순례단은 성지 방문 외에도 전주 한옥마을, 경주 불국사, 안동 하회민속마을, 서울 경복궁 등 문화유적을 방문해 한국의 역사를 배웠다. 또 안동교구 농민회와의 만남, 한국 내 프랑스 선교사와의 간담회, 서울 대치2동본당 신자가정 민박 등을 통해 한국 사회와 문화를 이해하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최용택 기자 johnchoi@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