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명동주교좌본당, 김제동씨 초청 ‘톡투유’ 열어
“한계의 문 열 때 ‘참다운 나눔’ 가능합니다”
‘톡투유’ 청년들 위한 대화의 장
실생활과 연관된 교리 주제 삼아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성장 도와

10월 16일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코스트홀에서 열린 ‘청년들을 위한 신앙 톡투유’에서 방송인 김제동(프란치스코)씨가 청년들과 대화하고 있다.
10월 16일 오후 8시10분, 주일미사를 마친 청년들이 빼꼼히 문을 연 서울대교구 명동주교좌성당 코스트홀은 벌써부터 청년들의 열기로 넘쳐나고 있었다.
서울 명동본당(주임 고찬근 신부)이 지난 5월부터 매월 셋째 주일에 마련해오고 있는 ‘청년들을 위한 신앙 톡투유(Talk to you, 이하 톡투유)’ 장. 이날 500여 자리를 가득 메운 청년들과 신앙을 나누기 위해 찾아온 이는 방송인 김제동(프란치스코)씨였다.
김씨는 “깊은 내면으로부터 올라온 생각은 무조건 옳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참다운 나눔에는 한계가 없으며 한계의 문을 열어놓을 때 참다운 나눔이 가능해진다는 의미였다.
‘인간의 고통 앞에서 중립은 없다’는 프란치스코 교황의 말에 큰 위로와 감동을 받았다는 김씨는 “하느님을 믿으면 하느님의 자녀가 될 수 있다”는 말로 이야기를 이어갔다. “형이 없는 저에게 예수님은 형 같은 존재”라고 소개하며 “2000년 넘게 우리 얘기를 들어주시는 예수님은 참 멋있는 분”이라고 해 청년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냈다.
참가자들이 가장 큰 반응을 보인 내용은 신앙인과 사회인으로서 겪을 수밖에 없는 존재론적 고민에 대한 나눔이었다. 김씨는 걸인 앞에서 얼마를 적선할지를 두고 고민했던 한 저명인사의 예를 전하며 “복음적 가치와 세속적 가치 간의 간격을 줄여나가고자 고민하는 것 자체가 고귀한 마음”임을 들려줬다.
“자신이 누구인지 깨달아가는 과정이 기도”라고 말한 그는 맹자 양혜왕(梁惠王) 상편에 등장하는 이야기를 예로 들며 “특별함은 희생의 의미와 이어져 있음에도 오늘날에는 희생은 사라지고 특권만 난무하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말로 청년들과의 만남을 마무리 지었다.
이날 행사에 참가한 김연진(필립보·35·서울 명동주교좌본당)씨는 “가난하고 약한 이들을 위한 마음을 느낄 수 있었던 자리”라며 “실천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닫고 행동으로 나서야겠다는 마음을 먹게 됐다”고 말했다.
직장인인 홍재원(미카엘·32)씨도 “복음을 실천하고 현실에 적용하는 데 용기가 필요하다는 것을 새삼 느끼게 됐다”면서 “손을 내밀고 잡아줘야 하는 이들 옆에 서 있느냐 아니냐가 복음적 삶의 기준이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톡투유’는 청년들에게 실생활과 연관된 가톨릭 교리를 주제로 대화의 장을 열어줌으로써 ‘그리스도인으로서 어떻게 생각하고 살아가야 하는가’를 고민하고 행동하는 신앙인으로 이끌기 위해 명동본당이 마련하고 있는 자리다.
서상덕 기자 sa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