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대교구 소공동체의 날… 2018년 도입 25주년 앞두고 세미나 진행
“본당 상황·신자 요구 맞춘 다양한 모델 제시돼야”
12년간 소공동체 사목 펼친
내당본당 사례 발표 ‘눈길’
사목자 교육 등 지원 필요

10월 15일 대구대교구 소공동체의 날 행사에서 전임 교구 소공동체위원장 박성대 신부가 자유발언을 하고 있다
대구대교구는 10월 15일 범어대성당 드망즈홀에서 ‘그대로 실천하면 너희는 행복하다’(요한 13,17)를 주제로 2016년 소공동체의 날 행사를 열었다.
세미나 형식으로 열린 올해 행사는 2018년 교구 소공동체 도입 25주년을 앞두고 소공동체 현실을 짚어보고 나아갈 방향에 대해서 고민하는 자리였다. 함께한 성직자와 수도자, 신자들은 ‘친교의 교회, 열린 교회’를 지향하는 소공동체 의미와 필요성에 대해 깊이 공감했다.
주제발표는 내당본당에서 소임을 맡고 있는 권순남(가타리나) 수녀가 맡았다. 권 수녀는 ‘교구 소공동체 현실과 전망’을 주제로 제2차 바티칸공의회 이후 교회 쇄신, 한국교회 소공동체 필요성과 현실적 문제점, 교구 소공동체 역사와 현재에 대해서 발표했다.
특히 2005년부터 현재까지 12년째 소공동체 중심 사목이 이뤄지고 있는 내당본당 사례를 소개하며 참가자들의 관심을 모았다.
권 수녀는 “해설·독서·복사·제대 차리기 등 미사 전례와 장례, 예비신자교리를 각 소공동체가 맡아서 한다. 각 공동체에 운영비가 지급되는 등 온전히 소공동체 중심 사목이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주제발표 관련 토론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토론 패널로 박영일 신부(교구 사무처장), 박강희 신부(내당본당 주임), 김율석 신부(동촌본당 주임), 권순남 수녀, 진재영(프란치스코·범어본당)씨, 김명규(엘리사벳·성정하상본당)씨가 나섰다.
박영일 신부는 “교구 제1차 시노드 후 소공동체 확산에 노력해 성과를 거두기도 했는데, 지금은 침체한 상황이 아닌가 생각된다”면서 “소공동체가 잘 되려면 무엇보다 사목자 양성이 중요하다. 교구에서도 교육 등 지원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박강희 신부는 “현재 교구에서 소공동체가 잘 되고 있는 몇몇 본당이 유일한 모델은 아니다. 획일적 모델보다 본당 상황에 맞는 다양한 모델이 제시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날 토론에서는 내당본당 사례와 관련한 질문들이 이어졌다. ‘각 소공동체에서 전례, 장례 등을 모두 해낼 수 있나’, ‘레지오 마리애와 같은 신심단체 활동을 원하는 신자들은 어떻게 하나’.
박강희 신부는 “연로한 할머니께서 미사 복사를 설 때면 함께 손을 잡고 제대에 오르기도 한다. 부족하지만 누구든지 전례에 참여하는 것, 그것이 공동체가 아닐까 한다”고 답변했다. 이어 “지난해 부임하면서 전 신자들에게 설문조사를 한 결과, 70%가 소공동체 중심 사목을 계속 이어가길 원했다. 또 레지오와 같은 신심단체 활동을 원하는 이들도 있어 유연하고 다양한 공동체 운영을 약속했다”고 말했다.
이날 참가한 신자들은 ‘속지주의’에 따른 어려움과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반장·구역장 교육 필요성 등 여러 의견을 내기도 했다.
총대리 장신호 주교 주례로 봉헌된 파견미사에서는 본당 소공동체 체험수기를 발표한 성정하상본당 남현정(로엘라)·내당본당 김선자(미카엘라)씨가 우수상을 받았다.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