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가톨릭상담심리학회, 출범 후 첫 대규모 특강 ‘가톨릭 영성과 칼 융의 만남’
정신의학·신학 간 교류로 ‘영성’ 참의미 고찰

10월 14일 열린 ‘가톨릭 영성과 칼 융의 만남’ 주제 공개특강.
그리스도교 신앙의 ‘영성’을 칼 융(Carl Gustav Jung)의 분석심리학에 비춰 고찰해보고 그 중요성을 짚어보는 자리가 마련됐다.
서울가톨릭상담심리학회(학회장 한철호 신부)는 춘천교구 가톨릭상담심리학회(학회장 여성재 신부), 서울대교구 생명위원회(위원장 염수정 추기경)와 함께 10월 14일 가톨릭대학교 성의교정 마리아홀에서 ‘가톨릭영성과 칼 융의 만남’을 주제로 공개특강을 개최했다. 이날 강연에는 학회 관계자들과 신자 등 800여 명이 참석했다.
강연회를 주관한 서울가톨릭상담심리학회 한철호 신부는 인사말을 통해 “학회가 출범하고 처음 열리는 이번 특강을 통해 우리의 정체성에 해당되는 영성의 근원을 알아보는 시간을 가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강의를 맡은 한국융연구원 이부영 원장(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은 “융은 ‘영적존재(Geist)’를 우리의 의식에 활기를 불어넣어주는 어떤 것, 그러나 합리적으로는 이해할 수도 파악할 수도 없는 어떤 것의 체험으로 정의했다”며 “이 영적존재가 인격의 변환을 일으키는 요소로서 인간의 무의식에 원초적으로 존재한다는 것이 융의 분석심리학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영성’은 실제로 고도의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기에 매우 조심해서 다루어야 할 위험한 존재이기도 하다”고 강조하며 “인간심리에 대해 생물학적, 합리주의적 관점에만 입각해 ‘영성’의 문제를 등한시하는 정신의학적 태도도 경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특히 “오랜 역사를 통해 ‘영성’의 저장처로 기능한 종교의 ‘신학’과 ‘정신의학’ 간 끊임없는 대화와 교류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영성에 대한 상호 간의 경험을 교환한다면 인간 심성에 대한 폭 넓은 이해를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윤선 수습기자 goodsun@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