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월 1일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열린 제7회 해외선교의 날 행사 중 선교토크에 참석한 패널들이 자신들이 경험한 선교체험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가톨릭교회의 해외 선교 현황을 돌아보고, 해외 선교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하기 위한 제7차 ‘해외 선교의 날’이 10월 1일 오전 10시 수원가톨릭대학교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각 선교회 회원들과 후원회원들, 수도자와 신학생, 평신도 등 500여 명이 참석했다.
주교회의 해외선교·교포사목위원회(위원장 문희종 주교)와 한국 남자수도회·사도생활단 장상협의회, 한국 천주교 여자수도회 장상연합회가 공동으로 주관한 올해 ‘해외 선교의 날’ 행사는 ‘하느님과 함께하는 선교’를 주제로 열렸다.
행사는 서봉세 신부(파리외방전교회)의 ‘선교 영성’을 주제로 한 강연과 페루 선교지 현장을 담은 선교 영상 ‘하느님과 함께’ 상영, 한만삼 신부(수원교구 기산본당 주임)가 사회를 맡은 선교 토크, 파견 미사 순으로 진행됐다.
특히 올해 해외 선교의 날 행사에서는 이전과는 달리 세계 각 지역의 선교사들이 참석해 다양한 선교 체험을 나눈 선교 토크를 마련해 관심을 모았다. 선교사들은 이날 선교 토크에서 개인적 고충과 번민, 현지 주민들과의 감동적인 우정 등을 통해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선교의 여정들을 생생하게 들려주었다.
페루에서 10여 년의 선교사 생활을 마치고 돌아와 시골 본당에서 사목을 하고 있는 박재식 신부(안동교구 사벌퇴강본당 주임)는 선교사의 성공과 실패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처음에는 결과에 연연했습니다. 지금은? 선교사로서 내가 그 사람들과 함께 사는 것, 그 자체가 바로 성공적인 선교입니다.”
이어 박 신부는 “사람들이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면서 새벽에 사제관 창문에 돌을 던지곤 했다”면서 “함께 웃고 함께 우는, 이 모든 것, ‘함께하는 것’이 바로 선교이고 성공”이라고 말했다.
선교사들 역시 인간적인 한계를 지닌 사람들로, 열정이 식어갈 때와 현실이 감당하기 힘들 때를 경험하기도 한다. 성 골롬반 외방선교회 소속으로, 선교사이자 수의사로 1978년 한국에 발을 디딘 이어돈 신부(이시돌 법인 이사장, 제주교구 금악본당 주임) 역시 그러했다.
“이시돌에 노조가 설립돼 분쟁이 생겼습니다. 열심히 기도했습니다. ‘이번 건만 해결해 주시면 앞으로 뭐든지 다 하겠다’고. 하지만 안 들어주셨어요.”
그래도 결국 답은 기도였다. 다시 기도 드렸다. 이번에는 “사람들을 미워하지 않게 해달라”고 기도했다. 뜨거운 응답이 있었고, 첫 기도 역시 몇 년이 필요했지만 들어주셨다.
“이제 기도의 힘을 믿습니다. 하지만 응답은 내 방식이 아니라, 하느님의 방식으로 옵니다.”
사회를 맡은 한만삼 신부도 남수단에서 선교 활동을 했다. 한 신부는 “선교 토크를 통해 생생한 선교의 체험들을 들을 수 있었다”면서 “한국교회가 더 많은 선교사들을 파견하고, 이를 통해 더 풍요로운 교회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문희종 주교는 파견미사 강론을 통해 “선교사들의 체험담들 속에서 가장 핵심은 ‘행복합니다’라는 고백”이라며 “어렵고 힘든 속에서도 사람들과 함께 살아가는 것에 행복을 느끼는 아름다운 모습”이라고 말했다. 문 주교는 또한 한국교회에 대한 보편교회의 기대를 상기시키고, “현지의 평신도들을 양성하고 현지 방인사제 양성에도 힘써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