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전국 순교자 현양대회 종합
“오늘날 교회 밑거름 된 선조들 신앙 되새깁니다”
음악극·강연 등 전국서 진행
대구 1박 2일 밤샘 순례 ‘눈길’
청주·원주는 최양업 신부 기려

9월 25일 절두산순교성지에서 열린 서울대교구 순교자 현양대회. 사진 최용택 기자
순교자성월을 맞아 전국 각 교구는 순교정신을 현양하는 다양한 행사를 열었다. 특히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를 보내는 올해는 병인박해 순교자들을 기억하고 이들의 순교가 갖는 의미를 조명하는 현양대회를 곳곳에서 진행했다.
서울대교구 순교자현양위원회(위원장 정순택 주교)는 9월 25일 절두산순교성지와 중림동 약현성당, 새남터순교성지, 당고개순교성지에서 동시에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의 해 순교자 현양대회를 열었다.
염수정 추기경은 절두산순교성지에서 현양미사를 주례하고 강론을 통해 “병인박해는 조선교회의 근간을 뿌리째 흔들 만큼 혹독했지만, 이렇게 흘린 순교자의 피는 그리스도교의 씨앗이 되어 오늘날 교회의 밑거름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날 염 추기경을 비롯해 유경촌 주교는 중림동 약현성당에서, 정순택 주교는 새남터순교성지에서, 손희송 주교는 당고개순교성지에서 각각 미사를 주례했다.

9월 24일 대구대교구 도보성지순례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 총대리 장신호 주교가 신자들과 함께 ‘한티가는 길’ 제5구간을 걷고 있다. 사진 박경희 기자
대구대교구는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념해 24일 오전 10시 경북 칠곡군 가산산성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한티가는 길’ 제5구간 도보성지순례를 마련했다.
교구 평신도위원회(위원장 이호성) 주최로 열린 이날 행사에는 각 본당과 수도회, 제 단체에서 모인 사제, 수도자, 신자 1700여 명이 참가했다. 특히 교구 사무처장 박영일 신부 지도 아래 신자 40명은 23일부터 1박 2일간 왜관 가실성당에서 한티순교성지까지 ‘한티가는 길’ 전 구간 45.6㎞를 밤새 걸으며 순교신심에 대해 묵상했다.
순례에 이어 봉헌된 미사에서 교구장 조환길 대주교는 “박해를 피해 신앙 선조들이 걸었던 길을 오늘 함께 걸었다”고 말하고 “신앙을 위해 목숨을 바치신 순교자들처럼, 우리의 약한 믿음을 굳건하게 해주시길 기도하자”고 당부했다.
대전교구는 24일 신리성지에서 ‘병인순교 150주년 순교자의 밤’ 미사를 봉헌했다. 교구장 유흥식 주교는 강론에서 병인박해의 참혹했던 현실에서도 신앙을 지키고자 노력했던 선조들의 신앙을 강조하며, “우리는 이들의 신앙을 본받아 오늘을 살아나가야 할 것”이라고 당부했다.
이날 미사 후에는 병인순교 150주년 기념 음악극 ‘앙투안, 사랑하다!’(연출 최철, 음악감독 유승훈) 초연 무대가 마련됐다. 음악극은 병인순교 150주년을 맞아 제5대 조선대목구장 성 다블뤼 주교와 참수를 집행하는 공주 출신 백정, 박해자인 흥선대원군 이하응 등 세 시선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냈다.
청주교구도 24일 배티순교성지에서 교구 순교자 현양대회를 거행했다. 이번 대회는 병인박해 150주년 기념 순교정신을 현양할 뿐 아니라 가경자 최양업 토마스 신부 탄생 195주년 기념 및 시복시성 기원, 복자 오반지 바오로 현양 운동을 목적으로 마련했다. 대회는 ‘병인박해 청주·충주의 영웅들’을 주제로 한 강의에 이어 순교자 현양미사와 본당별 순교자 묘소 참배, 최양업 신부 성당터와 박물관 관람 등의 일정으로 진행됐다.
교구장 장봉훈 주교는 이날 현양미사 강론을 통해 “순교자는 하느님의 사랑을 깨달아 하느님 섬김을 삶으로 실천했고 영원한 생명, 바로 부활의 영광을 얻은 이들”이라면서, “우리에게도 순교자들과 같은 믿음을 주시기를 청하고 부활의 영광을 찾자”고 당부했다.
인천교구는 9월 20일 강화도 갑곶순교성지(전담 조명연 신부)와 교구 평신도사도직협의회(회장 곽하형) 공동주관으로 병인순교 150주년을 기념하는 순교자 현양대회를 거행했다.
교구장 서리 정신철 주교는 미사 강론에서 인천 출신 순교자로 2014년 8월 프란치스코 교황에 의해 복자품에 오른 심조이 바르바라 복자를 소개하고, “양반 집안에서 태어난 심조이 복자는 지능은 뛰어나지 않았지만 단순하고 순수한 결단에서 나오는 신앙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또한 “때로는 신앙인으로서 가지고 있는 지식이 신앙을 액세서리로 만들 수도 있어 순교 성인, 복자들의 단순한 믿음을 본받는 은총을 청하자”고 당부했다.
원주교구는 9월 20일 오전 10시30분 충북 제천 배론성지에서 최양업 토마스 신부 가경자 선포 기념 2016년 순교자 현양대회를 열었다. 2000여 명의 교구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마련된 현양대회는 특별히 가경자로 선포된 최양업 신부의 순교 열정을 기리고 병인순교 150주년 의미를 되새기는 자리로 의미가 컸다.
이날 미사는 교구장 조규만 주교 주례 사제단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으며 미사 후에는 조규만 주교를 비롯해서 참석 사제단이 최양업 신부 묘소를 참배하는 일정이 진행됐다.
이주연·주정아·박경희·최용택·박지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