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박대종 신부의 반주에 맞춰 그레고리오 성가를 부르고 있는 대구 CDCN 회원들.
성음악연구회 ‘대구 CDCN’(Cantate Domino Canticum Novum). 그레고리오 성가를 공부하고, 노래하는 평신도 단체다. 현재 7명의 회원들이 매달 두 차례 박대종 신부(성 베네딕도회 왜관수도원)의 지도를 받으며 ‘상갈’(St. Gall) 필사본과 같은 그레고리오 성가 필사본을 비교ㆍ분석한다. 라틴어 뜻뿐 아니라 악상기호까지 이해한 후 성가를 부른다.
CDCN 회원들을 찾아간 날은 지난달 관덕정순교기념관 개관 25주년을 기념해 봉헌한 그레고리오 성가 발표회 후 첫 만남의 자리였다. 성가 미사는 강론을 뺀 모든 전례를 그레고리오 성가로 선보였는데, 회원들이 그간 연구한 것을 발표한 시간이기도 했다.
수업에 앞서 박 신부가 발표회를 짧게 평가했다. “솔로 부분은 잘했는데, 사도신경, 영성체송 등 합창 부분이 약했어요. 평소 연습을 많이 했다고 생각해 긴장이 풀렸던 것 같아요.”
박 신부의 평가를 들으며 회원들도 많은 이들 앞에서 가졌던 성가 연구 발표회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그리고 이날 배울 부분인 ‘부활 제2주일’ 입당송을 한음한음 짚어갔다.
평신도들이 그레고리오 성가를 공부하는 이유는 뭘까.
회장 김재훈(스테파노·무태본당)씨는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본당 성가대 지휘를 하면서 음악에 대해 어느 정도는 안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레고리오 성가, 다성음악을 접하며 거룩함에 이끌렸고 스스로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공부하게 됐다”고 말했다.
라원규(마르코·하양본당)씨는 “우리뿐 아니라 듣는 이들도 기도할 수 있도록 이끌고 싶다”며 희망했다.
성음악 연구 단체이다 보니 회원 대부분은 음악 전공자들이다. 음대를 나오지 않았더라도 본당 성가대 지휘, 합창단원으로 활동하며 성음악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시작은 2012년 한 수도원에서 마련한 오르간, 성가 강좌에서 출발했다. 12주간 강좌 후 이듬해 10월, ‘새로운 노래를 주님께 불러드려라’(Cantate Domino Canticum Novum)라는 뜻의 앞 글자를 따 ‘대구 CDCN’이라고 이름을 정하고 본격적으로 연구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정회원 1기 5명과 2기 2명이 함께 활동한다.
필사본 연구, 전례예식서 작성과 같은 이론적 파트인 ‘스콜라’와 함께 미사곡, 찬가, 부속가 시창과 같은 ‘칸토룸’ 수업도 마련한다. 성음악에 관심 있는 이들은 함께 할 수 있다.
박대종 신부는 “회원들이 전례음악을 제대로 풀어가도록 양성하고 싶다. 기도 안에서 하느님을 찬미할 수 있는 모임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문의 스콜라 010-2375-5553 김재훈, 칸토룸 010-2805-8504 라원규
박경희 기자 july@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