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제3회 ‘순교’ 국제 심포지엄
한·중·일 ‘박해와 순교’ 분석… 현대 선교에 도움

9월 5일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가 개최한 제3회 ‘순교’ 국제 학술 심포지엄에서 세르지오 탄자렐라 교수가 발표하고 있다.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총원장 황석모 신부)는 9월 5~6일 서울 성북동 수도회 총원 성당에서 제3회 ‘순교’ 국제 학술 심포지엄을 열었다.
이틀간 열린 이번 심포지엄에는 성직·수도자, 평신도 등 300여 명이 자리를 가득 메웠다.
2012년 제1회 국제 학술 심포지엄 ‘순교의 신학적 고찰’, 2014년 제2회 국제 학술 심포지엄 ‘순교의 철학적 고찰’에서 논의된 내용을 토대로 진행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보편교회와 일본, 중국, 한국 등 동아시아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박해와 순교가 가지는 공통성과 특수성을 비교, 분석했다.
정순택 주교(서울대교구 수도회 담당 교구장 대리)는 축사에서 “동아시아 지역에 그리스도교가 전파되면서 빚어진 충돌과 수용, 갈등과 박해의 체험에 대한 연구는 그리스도교와 아시아의 고유한 문화 사이에 대화의 지평을 더욱 넓히고 현 시대 상황에서 교회의 선교 사명을 수행하는 데 필요한 자세와 방향성, 토착화 문제 등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성이 있다”고 말했다.
세르지오 탄자렐라 교수(로마 그레고리안 대학교 역사신학)는 제1발표 ‘보편교회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에서 오랜 논란 끝에 지난해 5월 시복된 오스카 로메로 대주교를 예로 들어 “순교자의 죽음은 처음에는 희망의 부재를 낳고, 순교가 처음부터 축제가 될 수는 없다”며 “순교가 희망을 낳고 축제가 되는 데는 용기와 인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또한 “고통에 참여하는 것은 그리스도인에게 필수불가결한 조건이 되고 박해와 순교의 문을 하나 이상 여는 것은 세상의 운명과 함께하는 것임이 명백하다”고 말했다.
‘일본 천주교 내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이라는 주제로 제2발표를 맡은 신조 가와무라 신부(일본 상지대학교 역사학)는 일본에 천주교가 전래된 역사와 박해 상황, 현재의 일본 천주교 교세 등을 설명한 뒤 “믿고 있는 사람들로부터 믿는 마음을 빼앗아 가는 것은 누구도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순교자를 표현한 일본교회의 성미술에서 목숨을 뺏겨도 좋다고 각오하는 용기 있는 모습과 이를 가능케 하는 하느님의 존재에 대한 표현할 수 없는 경외심이 전해져 온다”고 밝혔다.
진방중 교수(대만 교회역사연구소 소장)는 ‘중국 천주교 내에서 박해와 순교가 미친 영향’을 주제로 한 제3발표에서 1616년 남경교안부터 1900년 의화단운동 이래 대형 반교(反敎)사건을 분석하고 그 가운데 반천주교 문건을 종합해 분석했다.
진 교수는 “반천주교 문건을 종합, 분석한 결과 당시 중국 사회는 천주교를 마법의 사술인 이단 사교로 보고 중국 논리 도덕에 위배되는 것으로 판단했다”면서 “서방 제국주의에 반대하는 중국인의 정서는 천주교에 반대했던 주요 원인이 결코 아니며 시성된 중국 순교자들은 오로지 진실로 신앙을 위해 생명을 희생했다”고 주장했다.
박지순 기자 beatles@catimes.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