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더 데레사의 삶과 업적 담은 「먼저 먹이라」
성녀가 남긴 말과 글에서 하느님 사랑을 체험하다
시성 맞춰 영어·한국어판 출간
인간적이고 영성적 모습 담아
마더 데레사(사랑의 선교회 및 선교 수녀회 설립자, 1910~1997)의 시성식 일정에 맞춰, 성녀의 삶과 업적을 집대성한 책이 영어와 한국어판으로 동시 출간됐다.
「먼저 먹이라」(말과 글 마더 데레사/엮은이 브라이언 콜로제이축 신부/옮긴이 오은숙/ 420쪽/ 1만7000원/ 학고재) 이 제목은 마더 데레사가 50여 년간 보여준 말과 행동을 함축적으로 전달해준다. 성녀는 굶주리고 아픈 사람들을 보면, 가장 먼저 그들을 먹이고 씻긴 후 그 영혼을 돌보았다.
“뱃속이 빈 사람은 하느님을 생각하기 힘듭니다. 예수님께서는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주셨습니다.”
생전에 성녀는 대단히 현학적이거나 신학적인 표현들로 가르침을 제시하지 않았다. 누구나 쉽게 알아들을 수 있었던 성녀의 말은 그래서 더욱 쉽게 퍼져나갔다. 무엇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우리 주위에, 우리가 바라보아야할 아픔이 존재한다는 것을 늘 일깨워줬다.

마더 데레사의 삶을 집대성한 책 「먼저 먹이라」를 엮은 브라이언 콜로제이축 신부. 그는 마더 데레사의 시성 청원자이기도 하다. 【CNS 자료사진】
하지만 누구나 마더 데레사처럼 자비를 실천하긴 쉽잖다. 마더 데레사의 시성 청원자이자 이 책을 엮은 브라이언 콜로제이축 신부(사랑의 선교회)는 먼저 “무릇 모든 성인들이 ‘자비의 성인’이라 불릴 만하지만, 그럼에도 하느님의 뜻이 이 특별한 자비의 희년 시기에 마더 데레사를 시성되게 하신 이유가 무엇일까요?”라고 반문했다. 콜로제이축 신부는 이 책을 통해 “마더 데레사는 가난한 이들 중에서도 가장 가난한 이들에게 온유함으로 다가가고, 세삼하고 이타적인 사랑으로 섬기는 것이, ‘자비와 연민으로 온유하게 사랑하시는’ 예수님의 사랑을 ‘전달’하는 것임을 확신하셨다”고 설명했다. 이어 “프란치스코 교황께서 희년에 시성식을 올리신 것은, 하느님 사랑의 전달자가 모름지기 어떠해야 하는지를 보여주는 본보기인 마더 데레사, 그분의 실천과 하느님의 사랑의 메시지에 보다 다시금 관심을 갖게 하고 ‘자비의 소명’이란 정확히 사랑을 실천하는 시도임을 널리 알려주시기 위해서”라고 강조했다.
성녀의 말과 글은 최소한의 편집만을 거쳐 실었다. 생전에 성녀가 보여준 진실성을 최대한 살리기 위한 작업이었다. 다만 개개인의 보호를 위해 인물들의 이름 대신, 그 개인에 관한 짧은 설명을 별도로 표시했다.
각 장에서는 자비의 14가지 육체적·영적 활동들을 나눠 소개한다. 성녀가 생전에 남긴 말과 글, 또한 그 실천에 대한 증언들로 그의 인간적이고 영성적 모습을 잘 드러내는 내용들이다. 특히 각 장의 끝에는 성찰을 위한 짧은 글과 기도를 담아, 잠시 묵상에 머무를 수 있는 기회도 제공한다.
주정아 기자 stella@catimes.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