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서 ‘한중서법예술교류전’ 성료
“서예는 문화 이해에 효과적 방법… 복음화에도 유용”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 후원
한국 작가 5명 중 3명이 사제
3월 북경 전시회에서도 호평

민족의 화해와 평화, 통일을 위해 세워진 의정부교구 민족화해센터에서는 지난 8월 9~16일 뜻깊은 전시회가 마련됐다.
‘서도무문’(書道無門)을 주제로 한 한중서법예술교류전이 그것이다. 지난 3월 중국 북경에 있는 주중한국문화원에 이어, 이번에는 민족화해센터 평화순례자갤러리에서 의정부교구 가톨릭동북아평화연구소(소장 강주석 신부) 후원으로 전시회가 열렸다. 작품은 총 27점이 전시됐다.
“서법, 즉 서예는 한국과 중국의 상호이해를 깊게 해주는 훌륭한 매개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에서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여전히 서예는 사람들의 호감과 열린 마음을 이끌어낼 수 있는 문화적인 매개이기 때문이지요.”
이번 교류전에 참가한 한국 측 작가 5명 중 한 명인 의정부교구 도현우 신부는 “서예가 중국과 중국 문화 안에 계신 예수님을 만날 수 있는 좋은 도구”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한국과 중국의 상호 복음화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서로를 깊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고, 서예는 이처럼 상대방을 이해하는데 있어서 효과적인 문화적 접근이라는 설명이다.
도 신부와 함께 북경에서 교포사목을 하고 있는 의정부교구 정성환 신부는 “서로의 문화를 깊이 이해하게 되면, 그 문화 안에 존재하시는 하느님의 섭리와 예수님을 더 잘 만날 수 있을 것”이라며 또한 “화해와 평화의 전제인 대화와 상호이해를 깊이 해준다는 의미에서, 전시회를 민족화해센터에서 가진 것은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전시회에는 북경에서 활동하다 현재 안식년 중인 의정부교구 박병주 신부와 배우 겸 화가인 김현정(소화데레사), 북경대에서 박사 과정 중인 정해인(클라라)씨 등이 참여했다.
중국 측에서는 중국예술연구원 연구원인 원로작가 왕옥지 선생, 중국 문물출판사 편집장인 이목 선생 등이 참가했다. 전체 전시 관련 기획은 미술품 감정가인 이동천 박사가 맡았다.
한국 측 작가 5명 중 3명이 사제인 이 전시회의 기획은 지난해 초 개설된 서예교실 ‘오우서회’(‘오도구’(五道口·지명) 친구들의 서예모임)가 동기가 됐다.
참가자들은 중국의 권위 있는 미술대학인 ‘북경 중앙미술학원’에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감정학 박사 학위를 취득한 이동천 박사의 지도를 받으며 이 서예 교실에서 기량을 연마했다. 이어 지난 3월 북경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호평을 받은 후 서법의 문화적 잠재력을 높이 평가, 이번에는 한국서 교차 전시회를 갖게 된 것이다.
강주석 신부는 “중국교회를 알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우선 중국사람과 중국문화를 배워야 한다”면서 “서예를 통해 중국사람들과 교류하고 중국문화를 이해하는 것은 복음화의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의정부교구 정성환 신부가 8월 10일 전시회장에서 방문객들에게 작품을 설명하고 있다.
박영호 기자 young@catimes.kr